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 8명은 5일 오후 한승수 국무총리를 항의 방문해 쌍용차 공장에 대한 경찰의 강제진압과 관련, 정부가 평화적인 사태해결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와 정장선·김희철·이미경·최영희·김상희·백재현·홍영표 의원 등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도렴동 정부중앙청사에 위치한 총리 접견실에서 한 총리를 만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가 (쌍용차 사태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은 이번 기회에 노조, 특히 자동차 노조를 손보려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며 "사태가 악화돼 국민이 원치 않는 상황이 되면 안 되니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신중하게 대응해달라"며 "(쌍용차 문제가) 국제적인 관심사가 됐고, 국제엠네스티와 포럼아시아, 아시아인권위원회(AHRC) 등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당부했다.
경기 평택을이 지역구인 정장선 의원도 "감정악화로 치닫지 않도록 해달라"며 "대화의 문이 열려 있으니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의원은 특히 "이런 상황이 온 것은 정부의 조정이나 중재역할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조정·중재 기능이 없어 상황이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홍영표 의원도 "정부의 경찰진입 판단은 틀렸다"며 "도장공장 옥상진입은 매우 위험하고 대형참사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공장 내의 부상자들을 위해 의료진이 공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해달라"며 "약 열흘 전부터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식료품 반입도 안 되고 있는데,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에 대해 "걱정하는 사태가 없도록 하겠다"면서도 "다만 불법적인 일과 관련해서는 정부로서는 법을 지키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상자 문제와 대형참사가 없도록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아울러 "제1야당인 민주당이 하루 속히 불법 점거 중인 노조가 나오도록 설득해달라"며 "그 정도면 (노조의) 뜻을 알겠고, 정부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기업도 아니고 파산까지 갈 만큼 힘든 기업"이라며 "쌍용차가 무너지면 지역경제, 국가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하루 속히 문제가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기업가치가 파산가치보다 높아 기업을 살릴 여건이 돼 있지만 시간이 더 지나 파산해버리면 아무 것도 안 남는다"며 "쌍용차가 파산하면 모두가 손해"라고 덧붙였다.
사진=5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 쌍용차 공장에 대한 경찰의 강제진압과 관련해 항의 방문한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