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미국 전대통령이 북한을 전격 방문해 여기자 두명을 귀환시키는데 성공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평양에 도착하기 몇시간전에야 언론을 통해 보도될 정도로 극비에 추진됐다. 남측 정부도 이에 대해 함구했으며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없는 상황이라 우리로서는 언급할 점이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배제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아예 사전협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5일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문제에 대해 미국측과 계속 협의를 하고 있었다"며 "방북 계획이 확정된 것은 며칠 전이었고, 미국 측으로부터 미리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고위급 인사의 방북 계획은 몇달 전부터 준비돼 온 것"이라며 "우리 정부도 이런 과정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정부의 공식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확인해 주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아산 근로자 유씨와 연안호가 계속 억류돼 있는 상황에서 말을 꺼내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한국이나 중국 등 중간 경유지를 거치지 않고 미국에서 캄차카 항로를 이용해 곧장 오전 10시50분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북한 중앙통신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 소식을 전했으며, 공항에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마중했다. 클린턴은 20시간만에 여기자 두명을 '구출'하는데 성공하고 여기자들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처럼 빠르게 진행된 클린턴의 방북은 이미 여기자 석방에 대해 사전 조율이 끝난 상태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방북부터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 특별사면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사전 협의가 끝난 상황에서 이뤄진 방북이라는 것이다. 사진=4일 북한을 방문한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오른쪽)이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왼쪽)을 만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억류중인 유나리와 로라링 두 미국 여기자들에 대해특별사면을 실시, 석방을 명령했다고 북한 언론이 보도했으며 이에 따라 억류 여기자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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