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등 남북 민간교류가 재개된다. 북한을 방문 중인 현정은 회장과 김정일 위원장의 면담을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포함한 5개 사항이 합의됐다.
조선중앙통신은 현 회장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6일 면담을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 ▲남측 인원의 군사분계선 육로통행 및 체류 보장 ▲개성관광 재개 및 개성공업지구사업 활성화 ▲백두산 관광 시작 ▲올해 추석중 이산가족 상봉 등 5가지 사항을 실행키로 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고 17일 보도했다.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현대그룹과 아태위는 중단사태에 있는 금강산 관광을 빠른 시일안에 재개하고 비로봉 관광을 새로 시작하기로 했다.
관광객 안전과 관련해 보도문은 "김 위원장의 특별조치로 관광에 필요한 모든 편의와 안전이 철저히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10·4선언에 따라 남측 인원들의 군사분계선 육로통행과 북측 체류를 원상 회복키로 했다"며 "이에 따라 개성관광을 조만간 재개하고 개성공업지구사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추석에 금강산에서 이산가족상봉을 진행키로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005년 현 회장이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성사시킨 백두산관광도 "준비사업이 추진되는데 따라 관광을 시작키로 했다"고 밝혔다.
보도문은 이어 "쌍방은 역사적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따라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민족공동의 번영을 위한 협력사업을 적극 발전시켜 나갈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이같은 합의에 대해 일단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정부차원에서 협의가 쉽지 않았던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 등의 문제에 대한 합의가 나왔기 때문이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정부는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관계를 올바르게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그동안 일관된 대북정책을 추진해왔다"며 "현대그룹이 북한측과 합의해서 발표한 공동보도문에 대해 정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이번 합의는 어디까지나 민간차원의 합의"라며 "합의사항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남북당국간 대화를 통한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남북당국 간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가 정부와 사전조율이 충분히 있었던 상태에서 이뤄진 것은 아니어서 각 사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일단은 사업자 차원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북측 언론이 보도한 5개항이 합의됐다는 것 외에 추가로 보고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각 사안에 대해서 어떻게 추진할지 등은 구체적인 방북 결과보고를 받은 뒤에 정부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앞줄 왼족)을 면담했다고 북한 조선중앙방송이 1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조선 현대그룹의 회장을 접견했다'며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이 배석했다고 소개했다. 사진은 16일 조선중앙방송이 공개한 사진으로 앞줄 왼쪽에 현정은 현대그룹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앞줄 가운데)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