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통해 금강산·개성관광 재개와 백두산 관광 개시 등에 합의함에 따라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지난 13일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가 억류 137일만에 석방된데 이어 관광재개 합의 소식까지 들려오자 현대아산은 오랜만에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정부 당국과의 조율이 필요해 당장 대북관광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소식이고 참 반가운 소식"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년은 현대아산에 있어 창사후 최대의 위기였다. 지난해 7월11일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데 이어 11월에는 개성관광마저 끊기자 현대아산은 고난의 행군을 이어올 수 밖에 없었다. 앞서 지난 1999년과 2003년에도 각각 관광객 억류와 사스(SARS) 발생으로 금강산 관광길이 수십일간 끊긴적이 있지만 지난 1년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대북관광 사업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2005년 현대아산은 매출 2350억 원에 순이익 142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후 2006년 매출 2230억 원 순이익 145억 원, 2007년 매출 2555억 원 순이익 168억 원 등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금강산과 개성관광이 잇달아 막히자 현대아산의 관광 사업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이게 됐다. 2007년 현대아산 전체 매출의 44.6%를 차지했던 관광부문 매출 비율은 2008년 36.0%까지 떨어진데 이어 2009년 상반기에는 1.7%까지 곤두박질쳤다. 결국 지난해 54억 원의 영업손실과 21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현대아산은 올 상반기 193억 원의 영업적자와 255억 원의 순손실을 이어갔다. 현대아산은 대북관광 사업 중단으로 지난 6월말까지 약 1536억 원의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현대아산은 관광 중단 이전 1000여명에 이르던 직원들을 400여명까지 줄이고 조직개편을 실시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수차례 실시했다.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도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4월 200억 원 증자로 내년 2월까지는 버틸 수 있겠지만 한 달씩 관광재개가 미뤄질때마다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회사의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물론 정부와 논의가 필요한 사항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당장 관광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예단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관광 재개를 위한 사전 준비가 잘 돼 있는 만큼 정부 승인만 떨어지면 한달 안에라도 관광이 다시 시작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지 제반시설 상태가 양호해 인력과 필요물자만 갖춰진다면 관광 재개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금강산에 남아 있는 체류 인원은 현대아산 및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82명이며 개성에는 35명의 직원들이 남아있다. 또 개성 관광의 경우 당일 코스만 있어 호텔 등의 숙박시설 점검이 필요 없고 금강산 관광은 예약신청자 3만4000명을 이미 확보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아울러 이번 현 회장의 방북을 통해 백두산과 금강산 비로봉 관광 길도 열리게 돼 현대아산은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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