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TV토론회 당시 손바닥에 써넣은 한자 '임금 왕(王)'의 여파가 수일째 계속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미신 신봉' 의혹으로 시작된 이번 논란은 문제를 제기한 유승민 전 의원과 윤 전 총장의 충돌까지로 번졌다.  결국 국민의힘 경선은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는 중이다.윤 전 총장의 '왕'자에 이어 미신 논란을 이어가려던 유 전 의원의 전략이 과했다는 평가와 함께 윤 전 총장 측의 해명도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항문침 전문가' 이병환씨와 윤석열 전 총장의 관계에 가장 처음 의문을 제기한 건 유승민 전 의원이다. 그는 지난 5일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에 "이병환이라는 사람을 만난 적 있나" "이상한 특정 부위에 침을 놓는 사람이다"라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모르겠다"고 거듭 답했다. 이후 유승민 캠프 측은 논평을 통해 "지난 6월 9일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을 보면 이병환은 윤 전 총장을 밀착 수행하며 내빈들과 인사를 시키고 윤 후보 옷매무시를 가다듬어주고 수시로 얘기하는가 하면 심지어 경호하는 장면까지 있다"라며 "수행까지 했는데 만난적이 없다는 건 무슨 해괴한 대답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논란을 확대했다. 윤석열 캠프는 7일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윤희석 캠프 대변인은 이날 오전 한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지금 말씀드린 그분(이병환)은 윤 후보 곁에만 있는 게 아니라 이걸 지적한 유승민 후보와도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 있고, 심지어 이낙연 후보가 종로에서 유세할 때도 뒤에 있었고, 반기문 전 총장 뒤에도 있는 사진이 있다"고 적극 해명했다. 캠프의 김인규 부대변인도 '유승민 후보 캠프는 이병환씨와 관련한 거짓주장을 한데 대해 윤석열 후보에게 사과하기 바란다'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유 후보와 이병환씨 둘만이 찍은 사진이 나왔다. 유 후보 측 논리대로라면 유 후보와 이씨는 친분이 있는 사이여야 옳다"고 반박했다. 문제의 인물인 이병환씨는 1964년 부산 사하구 출신으로 2017년에는 국민의당 외곽조직인 국민통합위원회의 부산시 선대본부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5일 토론회 직후 윤석열 전 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 사이에서 충돌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번 논란은 2라운드에 접어든 상태다. 가장 처음 두 사람의 충돌 소식을 전한 건 당시 토론회에 있던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을 통해서다. 윤 전 총장은 토론을 마친 뒤 유 전 의원에 다가가 "왜 토론회에서 미신 이야기를 하나" "확인되지 않은 문제를 자꾸 이야기하니 문제가 되는 거다" "정치를 똑바로 하라" 등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은 이에 "의혹이 나왔는데 뭘 하면 안 되나" "당신이 뭔데 조언을 하나"라고 받아쳤다고 한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유승민 캠프 측은 토론회가 끝나고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과 악수를 마친 뒤 "정법(천공스님)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며 면전에 삿대질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윤석열 캠프는 오히려 유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의 악수조차 뿌리쳤다며 반박에 나섰다. 윤석열 캠프 측이 당시 마이크가 꺼지지 않은 상태였다며 녹음을 공개하자고 대응하자 유승민 캠프에서는 이는 물론이고 스튜디오 폐쇄회로(CC)TV까지 확인하자며 진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두 캠프 모두 이같은 자료를 입수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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