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체중 감량에 성공하면서 외국 언론을 중심으로 쿠데타설과 대역설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미국 타블로이드 매거진인 글로브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최신호에서 미국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지난 5월6일부터 6월5일 사이 비밀 쿠데타를 일으킨 김여정에 의해 살해됐다"고 보도했다.글로브는 "6월 이후 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 9월9일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 행사 때 갑자기 등장했는데 이때는 대역 인물"이라고 주장했다.글로브는 또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과 9월 행사 참석자는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았으며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두 사람이 동일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일본 도쿄신문도 대역설을 제기했다.도쿄신문은 지난달 19일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9·9절) 행사 때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이 본인이 아니라 대역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됴코신문은 대역설의 근거로 지난해 11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당시 사진을 제시했다. 도쿄신문은 "당시 김 위원장의 볼이 부풀어 올라 커진 얼굴로 목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 체중이 140㎏대라는 한국 국가정보원의 분석 내용을 소개했다. 그랬던 김 위원장이 급격하게 체중을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도쿄신문의 관측이었다.한국 국방부에서 북한 분석관으로 일했던 고영철 현 다쿠쇼쿠(拓殖)대학 주임연구원은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최근 열병식에 등장한 김 위원장의 옆얼굴과 헤어스타일이 이전의 김 위원장과 다른데다 너무 젊은 모습"이라며 "10명 이상인 경호부대 소속 대역 중 1명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국가정보원은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 대역설이 거듭 제기되자 일각에서는 핵과 미사일로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북한이 내부 균열을 겪기를 바라는 기대심리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그간 김 위원장 대역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4월26일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의 대역을 동원해 동선을 점검했다.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때는 김 위원장의 베트남 도착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탑승한 특별열차 종착역인 동당역에서 대역을 동원한 최종 리허설이 진행됐다.김 위원장 대역을 맡은 베트남 정부 관계자는 승강장 발판에 서서 손을 흔들었고 레드 카펫을 따라 내려갔다. 대역은 총검이 달린 소총을 든 수십 명의 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이동했다.대역을 넘어 가짜 김 위원장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호주 국적의 중국계 대역배우인 하워드 X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장에 등장해 인공기를 흔들고 트럼프 대통령 '코스프레' 인물과 기념촬영을 했다. 그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도 현장을 찾아 가짜 트럼프 대통령과 대안 정상회담을 여는 등 화제를 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