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맞서 지지층 확장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청년 지지층에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윤 후보에 비해 강점인 행정경험을 부각시키는 정책 차별화 행보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강한 정권심판론이 모든 이슈를 덮어버리며 야당에 경선 내홍을 무색케하는 압도적 컨벤션 효과가 나타나는 형국이어서 이 후보의 전략이 과연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후보는 8일 선대위 회의에서 "청년들이 희망을 잃게 된 데 대해선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이 민주당과 집권세력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후보는 또 성난 부동산 민심을 의식한 듯 "상상 못할 대규모 주택공급"을 재차 거론했다. 이어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대책으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전국민 개발이익 공유 시스템을 우리가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2030 남성 지지층에게서 열광적 지지를 받던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후 MZ세대가 무주공산이 될 것이라 보고 연일 러브콜을 보내는 것이다. 여권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게 대표적 사례다.
이날도 선대위 회의 후 서울숲을 찾아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청년 소셜벤처기업인들과 오찬을 갖는 등 스킨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주말 새 경북대 특강, 청년 공유주택 방문 등 청년층과 소통하는 일정을 집중적으로 가진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정책 차별화 행보에도 박차를 가했다. 이 후보는 "이 나라의 미래, 국민의 삶을 놓고 진지하게 논의할 1대 1 회동을 제안한다"면서 윤 후보를 향해 매주 1회씩 1대 1 회동을 타진했다.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요소수 사태 해결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날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야당에도 거국적 협조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동분서주에도 지지층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다. 2030 청년층을 위시한 여론에서 어느 때보다 정권 심판 바람이 거센 탓이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5~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성격을 '정권 교체'라고 한 응답은 53.6%에 달한 반면, '정권 재창출' 응답은 37.0%에 그쳤다.
홍 의원 낙선 후 여당 일각에서 기대하던 2030 지지층의 보수 이탈도 높은 정권교체론 앞에 무위에 그치는 모양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여권이 기록적 참패를 했던 4·7 재보궐선거 당시를 떠올릴 정도로 여론이 악화됐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같은 기관의 차기대선 다자대결에서 윤석열 후보는 전주 대비 10.6%포인트 폭등한 43.0%였으나, 이재명 후보는 2.0%포인트 내린 31.2%로 나타났다. 양자간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11.8%포인트로 벌어졌다.
특히 윤 후보는 20대(34.4%)와 30대(35.5%), 남성(45.6%), 서울(47.3%)과 중도층(48.4%)에서 이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이재명 후보가 경선 내홍으로 역(逆)컨벤션 효과에 시달렸던 것과 대비되는 야권의 컨벤션 효과를 윤 후보가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홍 의원 지지층 이탈 관측을 무색케 할 만큼 정부여당에 대한 여론의 분노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의식한 듯 이 후보도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막 엄청난 권한을 부여했는데 과연 얼마나 성과적으로 국민 기대에 충족했느냐에서 다른 의견이 많은 것 같다"고 여당의 맹성을 촉구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윤석열 후보의 '헛발질'을 바라는 심리마저 엿보인다. 자력 반등이 쉽지 않은 이상 상대의 실책에서 반전을 꾀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총괄선대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국민의힘 대선 총괄 가능성에 대해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는 궁합이 안 맞는다. 두분이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상황실장인 진성준 의원도 KBS 라디오에 나와 홍준표 의원이 선대위 합류에 선을 그으며 '청년 플랫폼' 구축을 시사한 데 대해 "활동 여부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정치적 결사체로 발돋움 할 수 있다"면서 야당 내홍을 전망하기도 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