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서 징수하는 문화재 관람료(문화재구역 입장료)를 '통행세'로 비유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문화재 관람료가 주목받고 있다. 국립공원 내 사찰 문화재 관람료는 '사찰 통행세'로도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불교계에 따르면 문화재구역 입장료는 일반 국민이 문화재 공간에 입장하면서 관리 주체에게 내는 비용이다. 일부 사찰이 소유 경내지를 개방해 들어가는 관리 비용을 해결하고자 걷고 있다.
사찰은 '국가지정문화재의 소유자는 그 문화재를 공개하는 경우 관람자로부터 관람료를 징수할 수 있다'는 문화재보호법 제49조1항을 근거로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고 있다. ◆ '사찰 통행세' 논란 시작은?
현재 입장객에게 문화재 관람료를 받고 있는 조계종 사찰은 약 60곳이다. 이들 사찰이 받고 있는 관람료는 보통 1000~5000원이다.
앞서 정청래 의원은 지난달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매표소에서 해인사까지 거리가 3.5㎞, 매표소에서 내장사까지 거리는 2.5㎞"라며 "그 중간에 있는 곳을 보려고 돈을 내는 게 합리적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건 말이 안 된다. 절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3.5㎞ 밖의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통행세를 낸다"며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라며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했다.
◆ '봉이 김선달'?… 조계종 불교계 명예훼손 공개 참회 요구
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대한불교조계종은 입장문을 내고 "문화재관람료에 대한 사실을 왜곡하고 불교계를 사기꾼으로 매도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정 의원의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참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대의기관이자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국가법령에 따라 합법적으로 징수하고 있는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라거나 봉이 김선달이라 칭했다"며 "불교계와 사찰을 사기꾼으로 매도해 또다른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계종은 지난달 20일 송영길 대표를 항의 방문했으며, 송 대표는 정 의원의 발언이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면서 사과했다. 송 대표는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당 차원에서 불교계의 정서를 있는 정 의원에게 잘 전달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일 "비하하는 발언으로 조계종, 해인사에 누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 이재명 후보도 정청래 의원 발언 사과… 원행스님 "무조건 폐지? 안돼" 지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같은 당 소속 정청래 의원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이 후보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우리 식구 중 하나가 과한 표현으로 불교계 심려를 끼쳐드려서 사과드린다"면서 "(송영길) 대표도 사과말씀을 하셨지만 저도 대표할 자격이 있다면 대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불교 문화가 우리 문화의 뿌리이고, 그런 이유 때문에 종교단체 중 유일하게 법률에 의해 재산권에 제한을 받고 있는 부담도 안고 있다"며 "언제나 부담을 주면 상응하는 예우와 보상을 해야 하는데 그 점에 대해 불교계에서 아쉬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원행스님은 "문화재보호법 44조와 49조에 의해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이고, 국가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며 "만일 그게 부담이 되고, 국민이 싫어하시면 세금으로 충당해주셔야 하는데 대책 없이 무조건 폐지하라고 하시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계종은 정 의원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지만, 정 의원은 이를 거부하면서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성공스님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정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