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향년 90세로 사망한 가운데, 그의 빈소가 마련된지 이튿날인 24일 분위기는 비교적 한산했다. 이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제5공화국 당시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전 전 대통령의 빈소는 전날 오후 5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빈소 내부엔 이명박 전 대통령,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근조화환이 자리했다. 이날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근조화환도 도착했다.전 전 대통령의 빈소는 지난달 26일 사망한 '쿠데타 동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에 비해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다. 노 전 대통령 빈소가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것에 비해, 전 전 대통령 빈소는 드문드문 조문이 이어졌다.이미 청와대는 전 전 대통령에게 조화와 조문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조문을 가지 않겠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당초 조문을 하겠다고 했지만, 주위의 만류로 이를 번복했다.이날 조문을 온 반 전 총장은 "한때 대한민국 대통령을 거친 분이다. 우선 유가족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이걸 계기로 역사에 이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문상을 왔다"면서 "인간은 공과가 다 있다. 전 전 대통령의 경우 과가 많은 건 틀림없다"고 말했다.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나는 전두환 정권 때 두 번이나 감옥에 갔던 사람"이라며 "전 전 대통령이 생전에 한 일은 심판을 받을 것이다.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셨으니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조문하는 건 마땅한 예의"라고 말했다.고인과 함께했던 제5공화국 당시 인사들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제5공화국 헌법 기초 작업에 참여하고 안기부 특별보좌관을 지낸 '6공 황태자' 박철언 전 의원은 "집권 과정에 엄청난 과오도 있었지만, 재임 기간 공적이 대단하다"면서 "아픈 역사를 떠나보내고 미래를 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5월 민주화운동에 있었던 비극적 상황에 대해 마음 아파하고 아픔을 치유해야 할 것 아니냐고 고심하는 것을 곁에서 봤다"며 "광주 아픔이 엄청나겠지만 이제 용서하고 화해하는 마음을 가져주면 좋지 않겠나 한다"고 밝혔다.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진다. 유족 측은 가족장을 치른 후 고인의 유언에 따라 화장할 예정이다.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