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아니라 영화에서 배웠다 ‘기적의 필름 클럽’ (데이비드 길모어 지음·솔출판사 펴냄) 인생의 낙오자가 되려는 사춘기 아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며 삶의 용기와 의욕을 불어넣는다. 영화는 인생을 깨치게 하는 도구이자 아버지와 아들을 엮는 매개체가 된다. 자녀교육용 영화서적이면서 성장소설, 가족소설로 읽히는 이유다. 학교에 다니기 싫어하는 16세 아들에게 아버지는 학교를 중퇴해도 좋다고 허락한다. 대신 1주에 세 편씩 아빠와 함께 영화를 봐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이들 부자는 가족이 영화를 보며 나눌 만한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눈다. 영화에 대한 어려운 이론이 나오거나 고전 예술영화만 다루는 것도 아니다. 누벨바그의 거장 프랑스아 트뤼포 감독의 ‘400번의 구타’로 시작하는 영화 이야기는 ‘원초적 본능’, ‘비정의 거리’, ‘워터프론트’, ‘범죄와 비행’ 등을 오간다. 히치콕의 ‘오명’에서 계단 장면이 지니는 의미,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의 첫 장면, ‘자이언트’ 속 제임스 딘의 손동작 등 작중 의미들을 대화체 형식으로 푼다. 고전에서 현대 할리우드 액션물까지 총 114편의 영화를 아우르는 스토리다. 영화를 통해 아들은 정서적인 안정을 찾게 된다. 자기가 진정 하고픈 일을 깨닫는다는 교육적 결말로 갈무리된다. 그런데 아들이 선택하는 진로는 의외로 음악이다. 실제로 저자 길모어는 소설가 겸 영화평론가다. 소설에 등장하는 아들 제시는 현재 밴드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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