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전격 사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3월 31일 구속 수감됐다.여권 핵심 관계자는 24일 언론매체와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이 사면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문재인 정부 들어 5번째 사면인 이번 특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최종 확정되면 약 4년 9개월만에 수감 생활을 마치게 되는 것이다.법무부는 애초 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특별사면 규모와 대상자를 논의하고자 지난 22일 열었던 전체회의에서도 박 전 대통령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도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 사면에 대한 연계 검토 질문에 "아직까지는 정치인 사면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다"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금으로써 미리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최근 급격히 악화하면서 문 대통령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결심한 것으로 분석된다.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지병을 치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구속 이후 어깨·허리 질환으로 여러 차례 치료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올해 1월과 7월에도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 2019년 9월에는 같은 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받았다.최근에는 정신적인 불안 증세를 보여 이와 관련한 진료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사면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한 전 총리는 9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5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천300만원을 확정받았다.한편, 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따른 대선 구도의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이달 초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필요성을 두고 "시기상조"라며 "이분들은 뉘우침도 없고, 반성도 하지 않고, 국민에게 사과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경우 지난달 "국민 통합을 위해 집권 초기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추진하겠다"고 한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의 최종 결단에 따라 향후 대선 정국에 어떤 식으로든 큰 파장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통합을 전제로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입장의 번복은 물론, '5대 중대 부패범죄'는 양형을 강화하고 대통령 사면권의 제한을 추진하겠다는 대선 공약 파기라는 비판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