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탄의 사수’ 독일 협력연출 표현진 씨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유럽으로부터 잇단 러브콜을 받는 등 겹경사를 맞았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남성희)는 2009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해외초청작인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 ‘마탄의 사수’에서 협력연출로 활약했던 표현진(29)씨가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으로부터 조연출 제의를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난 달 2009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오디션을 통해 국내 성악가 2명이 유럽으로 진출하는 성과에 이어 이번에는 제작진이 축제를 통해 또다시 해외로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이번 제의는 ‘마탄의 사수’ 연출을 맡은 극장장 아킴 토어발트가 무대 현장에서 직접 스카우트 해 더욱 화제다. 공연 연습 기간 중 합창단원들의 노래, 표정, 동선 등 작은 부분까지 세밀하게 체크하는 표씨의 열정이 ‘합창단원도 모두 주역과 같은 마음으로 노래와 연기를 해야 한다’는 극장장의 평소 지론과 너무나 딱 들어맞았던 것이다.
극장장은 표씨의 작품 이해력과 섬세함이 연출가가 자칫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꼼꼼히 잡아주는 훌륭한 역할을 했다며 협력 연출자로서 높은 점수를 줬다.
극장장은 출국 전 표씨에게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 가을 시즌 오페라인 ‘코지 판 투테’와 이 극장의 해외공연인 이탈리아 사르데냐 칼리아리극장 ‘라 보엠’ 등 두 개의 공연을 함께 하자고 했다.
‘코지 판 투테’는 아킴 토어발트가, ‘라 보엠’은 뮌헨음악대학의 로버트 탄넨바움 교수가 연출을 맡았다. 따라서 표씨는 유럽에서 유명 연출가와 함께 공연 작업을 하게 된다.
이 극장의 합창 단원이자 이번 공연의 매니지먼트인 이종원 씨는“아킴 토어발트 극장장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많은 연출을 했었는데, 이처럼 현지 조연출을 섭외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극장장이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좋은 조건으로 두 작품이나 함께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표씨는“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통해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을 만나게 된 것은 커다란 행운”이라며 “유럽 현지 무대의 오페라 연출을 잘 배워 한국 실정에 꼭 맞는 오페라 연출 시스템을 개발해 정착시키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표씨는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탈리아 토리노국립음악대학에서 연출 공부를 하고 있다. 2008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토스카’ 조연출, 2009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마탄의 사수’ 협력연출을 비롯해 예술의전당 기획공연 및 대구오페라하우스 기획공연에 참여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 배선주 집행위원장은 “올해 오페라축제의 가장 큰 수확은 한국의 음악인들을 해외로 진출시킨 것”이라며 “성악가를 비롯해 제작진까지 유럽무대에 설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한 것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한국의 유능한 음악인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등용문이 되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