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27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과의 단일화 협상과 관련해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해 이날 오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 협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안 후보는 이날 전남 여수 이순신광장에서 유세 일정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어제 한번 이야기를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며 "도대체 어떤 말을 저희한테 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태규 의원이 나가서 그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저는 전권대사(대리인) 이런 개념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말을 듣고 나서 저희끼리 논의한 끝에 한 번 결론을 내자 이 정도 수준이었다"며 "오늘 아침에 전해온 내용을 듣고 그 내용이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는 고려할 가치가 없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것이 답"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아침 윤 후보측이 제안한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침에 전해온 내용이 저는 그렇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실 제가 계속 주장했던 것은 국민 경선에 대한 것이었데 국민 경선에 대해서는 어떠한 그런 의견, 입장 표명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경선을)안 받겠다 또는 받겠다, 받지 않겠다, 이런 말 자체가 없었다"며 "그리고 또 그렇다면 또 다른 어떤 방법이 있는가에 대한 그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협상 테이블에 여론조사 자체가 올라오지 않았다고 한 윤 후보측 주장에 대해서는 "협상이라는 건 서로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니겠냐"며 "협상 테이블에 저희가 그것을 올렸는데 그것이 협상 테이블에 없었다고 하는 것은 그건 협상 상대자로서의 도리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윤 후보가 회동을 제안하면 만날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단일화 여지가 아예 없다고 봐야 하나, 아니면 국민 경선을 한다면 여지는 있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이미 이 협상에 대해서는 이제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했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앞서 윤석열 후보는 이날 오후 1시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저는 오늘 이 시간까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진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왔으나 안철수 후보가 오늘 오전 단일화 결렬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안 후보의 협상 결렬 통보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고 안 후보 측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막판 협상의 길을 열어둔 바 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입장표명 없이 호남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목포로 출발했고, 양쪽 전권 대리인이 이날 새벽 0시40분부터 새벽 4시까지 후보 회동 시점과 방식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안 후보의 일방적인 결렬 통보로 무산됐다는 것이 윤 후보의 주장이다.
윤 후보는 "지금이라도 안 후보께서 시간과 장소를 정해 주신다면 제가 지방에 가는 중이라도 언제든지 차를 돌려 직접 찾아뵙고 안 후보와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안 후보님의 화답을 기다리겠다. 국민들의 열망인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통합에 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