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놓고 격돌했다.더불어민주당은 촉박한 일정과 북한 도발,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정세 불안과 맞물려 "정권이양기에 안보가 상당히 심각한 시기"라는 점을 들어 국방 공백 우려를 부각시킨 반면, 국민의힘은 충분히 실현 가능한 계획이라며 엄호에 나선 가운데 이전에 난색을 표하는 국방부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국방위 긴급현안보고에서 "과거 국보위라든가 이런 데서 상상하지도 못할 군사작전하듯이 졸속이전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고 안보공백을 반드시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군사시설 이전 때는 법령을 토대로 해서 차분하게 검토해서 추진해야 할 일이지 불과 한 열흘 기간을 주고 '방을 비우라'는 식의 추진은 결코 우리 국가 안보, 국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포문을 열었다.같은 당 강병원 의원도 여론 수렴 등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강 의원은 "좀 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안보 관계자들이나 전직 합참 의장, 국방부와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으면 논란이 안 되지 않았겠나"며 "독단적이고 졸속으로 불필요한 사회갈등을 만들어 국민의 우려까지 커졌다"고 비판했다. 또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꾼다는 것은 공간의 문제, 자리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충고했다.설훈 의원은 청와대 이전 반대 비율이 높게 나온 여론조사를 거론하면서 "58%가 반대하고 있다. 청와대 이전을 33%가 '옮길 수 있다(찬성)'고 돼 있다"며 "참 쓸 데 없는 논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상식과 비상식의 싸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국민의힘은 군 부대·관련 기관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을 축소 해석하면서도 청와대 이전에 관한 각종 억측과 소문을 근거 없는 "가짜뉴스"로 치부했다.국방위 야당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이사가 아니라 공간 재배치 아닌가. 합참 전체가 옮기는 게 아니라 국방부가 들어오니 많은 여유공간을 축소하거나 조정하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하면서 "신권력과 구권력이 조금만 협의하면 안보, 국정공백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같은 당 박수영 의원도 "일부 민주당 위원들 발언은 청와대에 (재난망)서버가 있고 합참 지하에 옮기기 위해 돈을 써야 한다고 하는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제가 행정안전부에서 30년 근무했다. 대전 국가정보관리원에 서버가 있고, 청와대에 라인이 연결돼있다. 국방부 지하 서버에 망 하나만 연결하면 된다"고 강조했다.하태경 의원은 "기존 청와대에서 나오고 싶은 그 꿈은 윤석열만의 꿈이 아니라 문재인과 윤석열의 공통의 꿈"이라며 "큰 목표는 우리가 일치하는 것이다. 목표부터 다르다고 자꾸 싸우면 안 된다"며 집무실 이전에 제동을 건 민주당을 달랬다.군 장성 출신인 양당 의원들의 입씨름도 치열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대장)을 역임한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서욱 국방부 장관을 향해 대대급 부대 이전 기간을 거론하며 "평균적으로 내가 기억하기로 3년에서 5년 걸렸다"며 "위기 콘트롤타워를 이전하는 것이고 국방부와 합참도 조정하다보니 졸속 추진으로 국정 공백과 안보 공백은 필연적으로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자 합참 차장(중장) 출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즉각 "모든 걸 신축하는 데 3~5년 걸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 의원은 "북한이 심상치 않을 때 데프콘2이면 모든 부서가 강남의 모처 산 밑 벙커로 다 들어가서 일을 수행하지 않느냐"며 "가도 전혀 문제 없다. 3~5년 걸리는데 (이전하면) 졸속이고 2개월은 안 된다는 논리가 이해가 안 간다. 중령 때부터 무수한 단말기를 갖고 왔다갔다 많이 한 걸 장관은 알지 않느냐"고 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