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사면돼 입원치료를 받아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퇴원일에 맞춰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가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도 파장을 의식하며 잔뜩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23일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24일 오전 8시30분께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을 한 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로 입주한다. 박 전 대통령은 퇴원하면서 병원 1층에서, 그리고 대구 달성군 사저 앞에서 이렇게 두 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이 건강 상태가 많이 호전된 상태지만 사면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인데다,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에 대한 국민정서를 고려한다면 박 전 대통령이 굳이 논란을 일으킬 만한 민감한 메시지를 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병원을 나서면서 내보낼 메시에도 국민들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표현하는 정도의 내용이 담기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기반이 공고한 대구에서는 정치적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더 높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박 전 대통령 퇴원 당일 대구 사저 앞에는 우리공화당 당원 뿐만 아니라 친박단체와 일반 시민 등도 밀집할 것으로 보여 박 전 대통령이 내뱉는 메시지의 파장은 더 클 수밖에 없다.이런 연장선상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자신을 구속하고, 문재인 정권에서 한때 출세가도를 달렸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낼 것인가도 정치권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고도의 정치적 함의를 숨겨놓은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 구속은 물론 공소유지를 위해 직접 공판에도 참석해 징역 30년을 구형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런 악연을 가진 윤 당선인에게 '독한'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시절에도 "암덩어리", "원수", "단두대"와 같은 거친 표현을 쓴 적도 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취임을 앞둔 윤 당선인을 속으로는 원망하더라도 '수위'는 조절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윤 당선인이 정계에 입문한 지 1년도 안 돼 보수진영에서 인정받아 대선후보로 발돋움했고, 정권교체의 선봉에 서 대권까지 잡은 만큼 박 전 대통령으로서도 윤 당선인의 정치적 존재감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 전 대통령의 퇴원을 앞두고 국민의힘도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당장 4월 원내대표 선거에 이은 6월 지방선거와 맞물려 이른바 박심('朴心') 영향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기류가 감지된다.당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만약 정치적 재기를 도모한다면 원내대표 선거나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윤 당선인 측과 간접적으로 세 대결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윤 당선인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최경환 전 장관 등을 사법처리하면서 친박계와 껄끄러운 관계인 반면 장제원, 권성동 등 친이계 인사들을 최측근으로 두고 깊이 신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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