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와 동리목월기념사업회(회장 장윤익)는 제12회 동리문학상 수상자로 소설가 박상우씨(48), 제2회 목월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허만하씨(76)를 각각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소설가 박상우씨는 동리문학상 수상 작품집 '인형의 마을'에서 개인의 삶과 그 존재의 문제가 제도의 틀과 그 힘에 의해 얼마나 무참하게 파괴될 수 있는가를 새롭게 질문하고 있다. 여기에 실린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는 허무에의 도전이야말로 그가 추구해온 소설 미학의 절정에 해당한다는 평을 얻고 있다. 박씨는 수상소감을 통해 "문예창작과에서 공부할 때 동리선생에게 소설을 배우고 작가를 배우고 인생을 배웠다. 그때 이십대 초반의 내 눈에 동리선생은 작은 거인으로 비춰졌고 다른 무엇보다 문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의지가 깊이 각인됐다"며 "아직도 갈 길은 멀고, 어쩌면 이제부터 나의 문학은 비로소 시작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기쁘고 이렇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시 10년을 정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1988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스러지지 않는 빛'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대와 개인의 아픔을 감싸 안은 작품세계를 일관된 궤적을 이루며 심화시켜 왔다. 소설집으로는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독산동 천사의 詩',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 '인형의 마을', 장편소설 '호텔 캘리포니아', '청춘의 동쪽', '까마귀떼그림자', '가시면류관 초상', 산문집 '내 영혼은 길 위에 있다', 작가수첩 '반짝이는 것은 모두 혼자다' 등이 있다. 1999년 중편소설 '내 마음의 옥탑방'으로 제23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또한 시인 허만하씨의 목월문학상 수상시집 '바다의 성분'은 관념적인 성향이 짙게 내포돼 있기는 하지만 시적 밀도나 언어적 긴장에 있어 남다른 강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부패성 없는 무기질 세계의 순수성을 지향하는 시세계가 다이아몬드 칼날처럼 투명하고 예리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허씨는 수상소감을 통해 "박목월선생의 시적 업적에 더해 자상하고 따뜻한 인간적 품위와 서라벌 문화의 기품이 서려 있는 목월문학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이라며 "시작을 독려하는 끊임없는 채찍으로 여기며 목월 선생의 시 정신을 본받아 열심히 시작활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씨는 1957년 '문학예술'로 등단해 시집으로 '해조'.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 '물은 목마름 쪽으로 흐른다', '야생의 꽃', '바다의 성분', '허만하 시선집', 산문집 '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 '청마풍경', '길과 풍경과 시', '길 위에서 쓴 편지', 시론집 '시의 근원을 찾아서' 등이 있다. 상화문학상, 박용래문학상, 한국 시협상, 이산문학상, 청마문학상, 육사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동리목월문학상은 경주 출신으로 우리나라 문학계의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소설가 김동리 선생과 시인 박목월 선생의 문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 문학상은 경주시가 주최하고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가 주관하며,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에서 협찬, 동아일보사가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과거 김동리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시행되던 소설문학상인 김동리 문학상을 흡수해 동리문학상으로 변경 계승하고 시 문학상인 목월문학상을 신설해 동리목월문학상으로 통합했다. 상금도 우리나라 문학상 중 최대 액수인 1억원(시, 소설 각 5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한편 동리목월문학상 수상자는 등단 10년 이상의 시인과 소설가가 2007년도 7월부터 당해연도 8월말까지 사이에 출간한 시집과 단행본 및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해 10월말까지 예심을 거쳐 최종 수상자를 발표했다. 올해 두 번째로 실시하는 시상식은 12월 4일 오후 6시 경주 보문단지 경주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최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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