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축제가 돼야 한다. 특히 지방선거는 그 지역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뽑는 것이니만큼 유권자들에게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각 후보들은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
중앙 정부와 유기적인 협조를 하면서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나갈 지도자를 뽑는데는 무엇보다 그 인물의 능력이 가장 중요한 잣대가 돼야 한다.
하지만 6·1 지방선거가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격전지 후보들의 네거티브가 도를 넘고 있다. 여당의 영천시장 후보자는 언론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 공포한 내용을 두고 이의를 제기하며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언론사는 격전지로 판단되면 독자들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권위 있는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하고 객관성 있는 조사 자료를 전달받아 공표하고 있지만 한 후보는 조사 결과의 신뢰성까지 제기하며 막판 선거전이 혼탁해지고 있다.
영천은 무소속 시장이 재선을 노리고 있는 관심 지역이다. 경북신문은 지난해부터 격전지로 예상되는 구미, 포항, 영덕, 영천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영천은 무소속 시장이 도전하는 유일한 지역으로 지난해 하반기 출마 예상자에 대해 한차례 조사한 데 이어 국민의힘 경합자가 윤곽을 나타내면서 한차례 더 여론조사를 실시해 시민들의 궁금증을 충족시켜 주는데 노력했다.
시민 관심 지역의 여론조사에 후보자가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언론의 자유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부당한 처사로 문제를 제기한 후보 측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할 부분이다.
격전지 영천시장 선거는 지지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 이의를 제기한 후보 측은 '아니면 말고'식의 네거티브 퍼뜨려 공명선거를 해치고 있다.
심지어 지지율을 만회하고자 여론조사를 의뢰한 언론사를 폄훼하고 특정 언론사를 거론하며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해 치졸한 선거판으로 전락하면서 후유증마저 우려된다.
영천의 한 시민은 "언론이 후보자의 네거티브 선거 전략에 말려들지 말아야 하며 아무리 선거판이라고 해도 남을 음해하고 가짜뉴스로 시민을 혼란케 하는 후진국형 선거판은 시민화합을 저해하는 행위로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영환 후보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위법, 흑색 선거 그만하고 공명선거를 촉구했다. 무소속 최기문 후보도 네거티브를 중단하고 공명선거가 되도록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의혹을 제기한 박영환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4월 30일 이후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영천지역 여론조사는 모두 3건이다.
경상매일신문에서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공정에서 5월 14일~15일 실시한 결과는 최기문 47.5%, 박영환 38%로 두 후보간 격차는 9.5%였다. 전체 응답자 702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37%, 휴대전화 가상번호 63%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3.7%p로 두 후보의 9.5% 격차는 오차범위 밖에서 최기문 시장이 앞서는 것으로 나와 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편 최기문 43.8%, 박영환 41%로 두 후보간 격차가 2.8%P 초박빙 조사 보도는 앞서 실시한 조사 대비 최기문은 -3.7%, 박영환은 +3%로 나타났으며, 경북TV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5월19일~20일 실시한 조사로, 전체 응답자 503명에 유선전화 30%, 휴대전화 가상번호 70%로 실시했고, 표본오차는 ±4.4%p로 앞서 실시한 조사에 비해 표본수는 줄고 오차범위는 더 큰 조사였다.
더구나 해당조사에서 당선 가능성을 물은 결과에서는 최기문 49.9%, 박영환 32.3%로 두 후보간 격차는 17.6%의 격차를 보였다. 여기서 의아한 부분은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의 격차가 무려 16.1%로 나타났다는 점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가장 최근에 경북신문이 코리아정보리서치중부본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는 5월 24일~25일의 조사로, 전체응답자 1006명에 유선전화 31%, 가상전화번호 69%로 실시했고, 최기문 51.1%, 박영환 36%로 두 후보간 격차는 15.1%였다.
이는 지난 5월 14일~15일 702명이 응답한 여론조사 공정의 여론조사결과에 비해 최기문은 +3.6%, 박영환은 -2%가 변동된 수치다.
당선 가능성은 최기문 53.9%, 박영환 34.7%로 두 후보간 격차는 19.2%로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 격차는 4.1%에 불과했고, 앞서 실시한 모노리서치 조사와 불과 1.6%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의 오차범위는 ±3.1%p로 응답자 수와 오차범위만을 놓고 봤을 때 앞서 공표된 두 조사에 비해 표본수가 가장 많고 오차범위가 가장 적은 조사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본수가 가장 적고 오차범위가 가장 큰 여론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이보다 더 신뢰성이 높은 타 언론사의 결과를 폄훼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여론조사가 표본수와 오차범위만으로 어느 것이 더 정확한 조사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표본수가 많고 오차범위가 적은 결과를 더 신뢰성 있는 조사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한 선거 막판 지지율 격차가 선거를 치르는 당사자에게는 답답한 처지일 수는 있으나 이를 만회하고자 전문기관에 여론조사를 의뢰한 언론사를 거론하며 후보와의 유착설을 제기하는 등의 행위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시민의 편에 서서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객관적이면서도 공정한 보도를 생명처럼 여기는 언론사가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를 두고 자신이 불리하다는 이유로 폄훼하고 악용하는 후보자는 반드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여론조사의 공정성은 시민의 판단에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