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대구경북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을 추진해 온 대구경북 광역행정기획단 사무국을 폐지 시키면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민선 7기의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야심 차게 추진한 대형프로젝트다.
이 같은 사실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 이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난센스' 중 '난센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확인됐다.
홍 시장은 대구경북은 "행정통합이 중요한 게 아니고 정책협조가 중요하다. 대구경북이 어떻게 주요 현안들을 하나하나씩 풀어가기 위해 협력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되지도 않는 행정통합을 하려고 엉뚱한 짓을 왜 하려고 하나. 행정통합을 반대하는 게 아니고, 현실적으로 안 된다"라며 부정적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행정통합이라는) 가능하지도 않은 걸 던져놓고 공무원들을 잔뜩 배치하고 매일같이 회의해본들 성과가 나오는가"라며 "우리는 그러지 말고 행정통합이 아니라 정책협조 체제를 새로 만들어서 대구경북이 하나라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말하면서 대구경북의 정책 공조를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한 행정통합은 난센스 중 난센스"일뿐이며 "통합하면 단체장이 하나, 공무원의 3분의 1, 산하단체 3분의 1이 줄어야 된다. 감당이 되나"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대구·경북이 통합하면 인구 2만3000명밖에 안 되는 시·군은 선출직에서 임명직으로 바뀌는데 시장 군수가 임명직으로 가는 것 동의하겠는가"라며 "국회의원들이 자기 지역구가 없어지는데 동의하나.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해보지도 않고"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는 행정통합이 중요한 게 아니고 정책 협조가 중요하다"며 "사안마다 정책협조와 협력을 위한 정책협력체를 가동하는 게 맞다. 되지도 않는 것 왜 하느냐.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가능하지도 않은 것 던져놓고 공무원들 매일 회의한들 성과가 나겠나"며 "엉뚱한 짓 말고 정책 협조체제로 대구·경북이 하나라는 것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경북도 대구시의 미래 성장 동력과 상생의 기치 아래 인구 500만명 이상의 '특별광역시'와 '특별자치도' 모델을 지향하는 행정통합을 하기로 하면서 나온 구상이다.
지난 2021년 3월 2일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는 기본계획(초안)을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대구시는 2022년 3월 대구·경북 광역행정기획단 사무국을 출범시켜 대구시와 경북도 공무원이 함께 근무하도록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구상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행정통합 대신 정책 공조라고 해도 어렵게 출발한 행정통합 추진이 단체장이 바뀌면서 백지화돼버려 조령모개의 행정이란 비판이 쏟아진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백지화에 경북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홍 시장은 행정통합 백지화에 앞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에게 사전에 입장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 많은 공을 들인 이철우 도지사는 허탈할 수밖에 없다. 시·도민들은 대구 경북 행정통합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사라지자 이제 정치인 단체장의 '쇼' 행정에 신물이 난다며 양 단체장을 싸잡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