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만에 복학해 박사 학위까지 받은 만학도가 있어 화재다. 주인공은 영남대 66학번 김숙이씨(62·여). 김씨는 66학번으로 당시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다 1968년 같은 학보사 기자였던 남편 강정행씨(69)를 만나 결혼하면서 전업주부의 길을 택했다. 하지만 문학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했던 그녀는 복학하기로 결심했다. 2002년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에 복학한 김씨는 34년 동안 접어뒀던 책을 다시 펼쳤다. 또 월간 '한맥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기도 했다. 김씨는 "자녀 셋을 모두 출가시키고 나니 밀려드는 공허함을 감당하기가 힘들어 다시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그동안 감춰왔던 문학적 재능을 마음껏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학과 공부와 함께 한국문인협회, 대구문인협회, 한국시사랑문인협회에서 활발한 시작(詩作) 활동을 펼쳤다. 2004년에는 '대구지하철참사 추모연주회'에서 '초혼'이라는 추모시를 발표하기도 했고 '해는 뭍에서도 꿈을 꾼다'라는 자작시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김씨의 도전은 계속됐다. 2004년 3월에 대학원 석사 과정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2006년에는 박사 과정에까지 진학했고 22일 박사 과정에 입학한지 4년 만에 박사 학위를 받게 됐다. 2년 전부터 '글쓰기'라는 학부생 교양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김씨는 다음달부터는 국어국문학과 전공과목인 '현대문학비판'도 가르치게 됐다. 김씨는 "8년 전에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새롭게 열리는 세상이 정말 흥미로웠다"면서 "앞으로도 관심이 가는 분야를 연구하면서 지적으로 깨어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밝혔다. 전경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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