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문예 출신 수필가가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삽화로 수필집을 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해 대구매일신문과 영주일보에서 각각 수필 '왈바리'와 '맷돌'이 당선돼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주인석(41·울산 북구 천곡동) 씨. 그는 같은 해 다른 일간지에서도 수필이 당선됐지만, 다른 문우를 위해 당선을 포기할 만큼 배포가 남다르다. 전국 일간지의 신춘문예중 수필부문을 뽑는 곳은 7개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문이 좁다. 일곱군데의 신춘문예 가운데 세 곳에서 당선돼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번에 주씨가 출간한 그림이 있는 수필집 '낀'(수필세계사)은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작품집이다. 작품이 뛰어난데다 작품을 받쳐주는 독특한 그림이 시선을 압도한다. 책에는 신춘문예 당선작인 '왈바리'와 '맷돌'과 김유정 문예공모 대상작 '낀' 등 모두 43편의 작품과 작품 내용을 함축시킨 수채화 작품 43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밝고 건강한 주인을 닮은 그림에 절로 미소짓게 된다. 해학적인 그림에는 여러 색이 들어 있다. 그림 속 고유의 색을 표현하기 위해 스캔 작업에 큰 공을 들였다. 주씨는 해학적인 수채화 작품 '수염'을 가리키며 "제가 어릴 때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실런지요. 아버지의 저 빠닥빠닥한 수염 때문에 죽는 줄 알았어요. 제가 밀어내면 밀어낼수록 아버지는 재미있다고 더 싹싹 물질러 대곤 하셨지요. 지금은 아련한 추억이지만 그때는 고문 중 상고문이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많은 작품 가운데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끼어 있는 딸로서의 여성, 남편과 자식 사이에 끼어 있는 아내이자 어머니로서의 여성, 주부이자 전문직 직업인으로서의 여성 등으로 자기의 실존의 양상을 분석하고 자기성찰의 내용이 담긴 작품 '낀'을 표제 제목으로 사용한데 대해 "유난히 정감어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사한 도시형의 미모를 지닌 작가는 겉보기와 달리 소탈하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장력과 사유가 깊은 작품은 작가 지망생들의 롤모델이 될 정도다. 오랫동안 하던 학원 강사 일을 접고 1여 년 전부터 수필쓰기에만 전념하고 있는 주 작가, 그로 인해 '수필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예감하게 된다. 주씨의 수필집은 이달 중순경에 출간되며, 삽화 그림전시도 경주와 대구 등지에서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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