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 졸업 대상자 10명 중 2~3명이 졸업을 연기하는 등 청년취업난이 극심한 가운데 특히 지방대학교 출신은 더욱 힘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3일 지역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졸업시즌을 맞았지만 실제로 졸업생 중 20~30% 정도가 취업난으로 졸업을 연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영남대학교 A(25·여)씨는 예정대로라면 지난달 졸업해야 하지만 취업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에 나가는 것보다 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에서 졸업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A씨는 몇몇 기업들이 서류전형에서 졸업연도를 한정하고 있어 졸업을 연장하려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구대학의 B(25)씨도 마찬가지로 기업체에서 미취업 졸업자를 무능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 같다는 생각에 졸업 유예를 신청했다. B씨는 "취업에 유리한 조건을 더 쌓아 이르면 8월, 늦어도 내년 2월에는 취업해 캠퍼스를 떠나고 싶다"며 "극심한 취업난으로 졸업을 꺼리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착찹한 심정을 드러냈다. 지역의 대구대, 가톨릭대, 경북대, 영남대, 경일대 등 대학 관계자는 "일부러 한 학기를 더 다니는 방법으로 졸업을 늦추고 있는 학생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잡사이트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2월 졸업예정자 10명 중 7명이 현재 미취업 상태이며, 이 중 38.3%는 졸업을 유예할 예정이라고 답변해 졸업 유예가 이미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로 확인됐다. 경일대학교 관계자는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져 졸업을 미루고 대학을 더 다니고자 하는 취업 재수생들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학점이 모자라 졸업시켜 달라고 교수에게 부탁하던 학생들이 이제는 오히려 졸업하기 싫어서 일부러 낙제를 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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