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오빠' 이상민(38. 서울 삼성)이 코트에 작별을 고했다. 이상민은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태평로빌딩 27층 태평로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이상민은 "지난 시즌부터 허리 부상이 심해졌고 체력적인 부담도 느꼈다. 나 자신에게 '1년 더 할 수 있겠는가' 물었지만 힘들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아쉽지만 그만둬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KCC에서 삼성으로 이적할 때에도 많이 힘들어 그만 둘까 생각했었다. 우승을 하고 은퇴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선수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선 "홍대부고 재학 시절 첫 우승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던 때"라고 답했다. 홍대부고를 졸업하고 1991년 연세대에 입학한 이상민은 농구대잔치 시절 '오빠 부대'를 몰고다니며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프로농구가 출범한 후에도 이상민은 단연 최고의 스타였다. 1997~1998시즌부터 프로농구 무대에서 활약한 이상민은 13시즌 동안 프로에서 뛰며 대전 현대와 전주 KCC, 서울 삼성을 거쳤다. 현대와 KCC에서 세 차례(1997~1998, 1998~1999, 2003~2004시즌) 우승을 경험한 이상민은 2007~2008, 2008~2009시즌 삼성의 준우승을 견인했다. 또 1997~1998, 1998~1999시즌 2년 연속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었고, 2003~2004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MVP로 선정됐다. 1998~1999시즌부터 12회 연속 올스타전 베스트5에 뽑혔고, 2001~2002시즌부터 9년 내내 올스타전 팬 투표 1위도 기록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삼성과 2년 계약을 맺은 이상민은 아직 계약기간이 1년 남아 있지만 한계를 느끼며 은퇴를 결심했다. 하지만 팬들은 이상민의 은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100여명이 넘는 팬들은 은퇴 기자회견이 열린 태평로클럽을 찾아 구단에 강하게 항의했다. 구단에서 먼저 이상민에게 은퇴를 종용했다는 것이 팬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조승연 삼성 단장은 "오해다. 제2의 인생을 출발하는 이상민 선수에게 힘을 더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상민은 "갑작스런 은퇴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팬들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평생 동안 간직하고 살겠다"며 "이것이 끝이 아니다.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뵙겠다"고 말했다. 이상민은 향후 미국이나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정확한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코치연수도 병행할 뜻을 내비쳤다. 사진=서울삼성 이상민이 22일 오전 서울 태평로빌딩 27층 태평로클럽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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