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천안함 침몰사고 희생장병들의 장례일정이 시작된 25일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희생장병들에게 전사자에 준하는 예우를 약속하고 영결식이 열리는 29일을 국가애도일로 선포했다. 정 총리는 이날 담화를 통해 "조사결과에 따라 엄중한 조처"를 강조하면서 군에도 책임이 있을 경우 엄정히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 총리는 또 이날 담화문 발표 과정에서 눈시울을 적시는 모습도 보였다. 정 총리는 이날 낮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대국민담화 '천안함 사고와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사고 희생장병들에 대한 처우 및 장례 계획 등을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담화문에서 "정부는 사고원인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철저히 밝혀내겠다"며 "조사결과에 따라서 결연한 자세로 엄중한 조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안보태세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우리 군에도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 있다면 엄정히 책임을 묻고,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철저히 보완하겠다"며 군에 대한 점검도 해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 총리는 이어 "우리 장병들의 안전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사기를 진작할 수 있는 종합대책도 조속히 마련하겠다"면서 "정부를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정 총리는 희생장병의 유가족들에 대해서는 "뼈아픈 고통을 속으로 삭이면서도, 애국장병들의 희생이 더욱 빛을 발하도록 중대한 고비 때마다 어려운 결단을 내려주셨다"며 "국민 여러분과 더불어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위로했다. 이어 "악조건 속에서도 그렇게 사투를 벌였던 우리 군과 금양 98호 선원을 비롯한 모두의 노력에도 여섯 명의 장병들은 끝내 찾아내지 못했다"면서 "천안함과 함께 산화한 여섯 장병 가족 여러분께 국무총리로서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희생장병들에게는 전사에 준하는 예우와 함께 1계급 추서 및 화랑 무공훈장 수여 등을 할 계획임을 전했다. 장례절차도 29일까지 해군장으로 치르는 가운데 영결식 당일인 29일을 '국가애도의 날'로 지정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아울러 금양호 선원들의 희생 역시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정 총리는 "이제는 우리가 열과 성을 다해 호국영령들에게 보답할 차례"라며 "무엇보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완벽한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5천만 국민이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아무도 넘보지 못하는 부강한 대한민국, 누구나 부러워하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국민담화에 앞서 정부가 내놨던 담화문 초안에 들어있던 북한을 염두에 둔 듯한 일부 발언은 실제 정 총리의 담화문 발표내용에서는 제외됐다. 담화문 초안에서는 "날카롭게 찢겨나간 함수의 가장자리는 우리 국토를 할퀴고 간 냉엄한 분단의 현실과 우리가 망각하고 있던 조국 대한민국의 의미를 새삼스럽게 상기시켜주고 있다"며 "우리 앞에는 분열과 갈등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됐었다. 또 "우리가 슬픔에 젖어 있는 순간에도 독도에 대한 망발을 거듭하는 일본과, 금강산 관광지구내 민간자산까지 동결하겠다는 북한, 그 중간이 정확히 우리가 처한 오늘의 대한민국 좌표"라는 언급도 들어있었다. 담화문이 이처럼 다소 변경된 데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최종 리뷰 과정에서 지나치게 감성적이거나 불필요한 부분 등에 대해서는 미세조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정 총리는 담화문 발표 도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천안함 희생장병 추모 라디오·인터넷 연설 과정에서 눈물을 보인 데 이어 정 총리도 이처럼 공개석상에서 눈물을 보이면서 이같은 부분이 국민들에게 이번 사고를 대하는 정부의 진심으로 전달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편,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정 총리의 담화문 발표 이후 사고 원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천안함 사고의 북한의 개입 여부와 관련,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당초 담화문 초안에 포함돼있던 '냉엄한 분단의 현실' 등의 표현과 관련, 정부가 북한과의 연계성을 고려한 것인지에 대해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현재까지는 조사는 계속 진행이 되고 있다. 앞으로 조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기본적으로는 중어뢰에 의한 버블제트의 효과가 제일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중어뢰에 의한 버블제트의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그것 외에도 방법이 있는지를 조사단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은 천안함 밑바닥에 구멍이 생겼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그 사안에 대해서 조사한 내용을 오늘 오후 2시에 국방부에 조사단에서 1차로 발표를 드릴 예정"이라며 "현재 배는 두 개가 갈라져 있기 때문에 두 조각이 난 것을 가까이 갖다 놓고 비교해봤을 때 정확하게 배의 밑바닥에 구멍이 난 것인지 아니면 외부 압력에 의해서 갈라진 것인지를 정확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희생장병들의 1계급 추서와 관련, 사고 전후 진급자들 역시 추가적으로 진급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하다고 본다"며 "진급을 시키는 쪽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최종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현재 바다 밑에 아직 건져 올리지 못한 일부 잔해들이 꽤 있으리라고 판단한다"며 "(바다 밑이)캄캄하기 때문에 전 지역을 하나하나 훑어가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적어도 한 달 정도는 그런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25일 오후 정운찬 국무총리와 정부관계자들이 가슴에 근조리본을 달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위해 브리핑룸으로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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