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국민의힘 전국 위는 당 대표 투표에서 당심 100% 도입이 확정됐다. 정치권인 윤핵관 아니면 당권 못 준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장 비윤 계 당권 주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당 대표 선거 당심 100%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 대표에 대한 당심과 민심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심 100% 확정에 당내에서는 당권 주자 간 신경전이 지속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전국위원회·상임전국위를 잇달아 열어 '당원투표 100%'와 '결선 투표제',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변 없이 '당심 100%' 당헌·당규 개정안은 예정대로 처리됐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당심이 곧 민심인 시대"라며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라 정당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원칙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번 전대 룰 개정이 결국 비윤(비윤석열)계 후보를 배제하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출신 당 대표를 뽑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당 지도부는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윤상현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윤심(尹心)이 당심이다'라고 하면 결국 이걸 극단적으로 해석하면 대통령이 당 대표를 임명하는 것 아닌가"라며 "결국 윤심이 민심이라는 말인데 좀 겸손치 못한 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장제원 의원이 이번 전대 룰 개정을 지지하며 "윤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민심"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결선투표제 등 전대 룰 개정에 대해 "'윤핵관'이 아닌 분들에게는 당권을 드릴 수 없다는 의지가 강력하게 들어간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 대표에 대한 당심과 민심은 엇갈리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 19~21일 성인 1천5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3.0%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한 결과, 비윤(비윤석열)계 대표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은 42.5%를 차지해 친윤 단일 후보(28.6%)에 앞섰다.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으로 한정하면 유 전 의원은 9.4%에 그치며 친윤 단일후보(64.5%)에 크게 뒤졌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장 의원 간의 이른바 '김장연대' 등 이합집산 움직임에 대한 견제도 잇따르고 있다. 윤 의원은 "'김장연대'라는 것은 소위 말해서 텃밭에 있는 분들의 연대 아닌가"라며 "개인적으로는 끝까지는 안 갈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전날 강연에서 '김장연대'에 대해 "새우 두 마리가 모여도 새우다. 절대 고래가 되지 않는다"고 깎아내렸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SNS에 "이번 전당대회에서 고래와 고등어가 함께 싱싱하게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돌고래는 돌고래답게, 고등어는 고등어답게"라고 반박했다. 당 지도부의 말장난이 당심 100% 확정 후유증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 아닌가. 총선에서 이기려면 당 지도부의 각성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