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8일 얀 페테르 발케넨데(Jan Peter Balkenende) 총리와 만나 4대강 사업 및 새만금 사업과 관련해 "세계 최고의 수자원 관련 기술과 국토 개발 노하우를 가진 네덜란드는 최적의 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발케넨데 총리와 정상회담 뒤 가진 오찬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죽어가는 강을 되살리는 4대강 살리기와, 국토의 지도를 바꾸는 새만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하나님은 세계를 창조했지만 네덜란드인은 네덜란드를 만들었다'는 네덜란드 속담이 있다"면서 "네덜란드는 바다보다 낮은 땅에 제방을 쌓고 보와 댐을 만들어 옥토를 일구며 거친 환경을 극복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취적 기상과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네덜란드는 언제나 역사의 선두에 서 있었다"며 "한때 세계의 바다를 제패했으며 오늘날에는 녹색산업을 선도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앞서 진행된 확대정상회담에서도 이 대통령은 "특히 이번에 와서 양국이 양해각서(MOU)를 맺은 수자원, 간척 분야는 앞으로 더 협력해야 할 분야"라며 "앞으로 민간 기업이 상호 방문하면서 현재의 경제협력을 배가시키는 노력을 하는 데 양국 정부가 뒷받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양국 관계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과 네덜란드는 힘을 합쳐 자유무역이 보호무역이 되지 않도록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발케넨데 총리는 "우선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한국인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한국 국민과 희생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에 대해 먼저 드는 생각은 지난 몇 십년간 이룩한 경제발전이 매우 인상적이라는 점"이라면서 "G20 호스트로서, 그리고 핵정상회의 호스트로서 앞으로 한국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오찬에 거스 히딩크 감독이 참석한 데 대해 "세계적인 풋볼 코치 거스 히딩크 씨가 여기 와있다"며 "히딩크는 양국의 매개체로, 경제인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존재"라고 언급했다. 히딩크재단에서 주최한 풋살 축구대회 격려차 방한한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 측 요청에 오찬에 참석했으며, 오찬 직전에는 발케넨데 총리와 별도로 면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이날 오찬에서 발케넨데 총리는 "대한민국이 국민 애도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환대를 해 주신데 대해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남과 북 중에 한 쪽은 놀라운 성과로 완벽하게 국제사회의 리더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데 반해, 다른 한쪽은 군비를 증강하느라 국민이 헐벗고 굶주리는 비참한 상태에 몰리고 있는 이 현실에 대해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남북관계는 현재 국제질서로 볼 때 결코 남북 양자 사이의 문제만은 아니다. 국제적인 문제"라며 29일 자신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점을 거론하고 "중국에도 천안함 문제에 관해서 얘기를 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국제무대에서 천안함 문제를 언급해 주시는 것은 양국 관계를 위해서도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대해서도 대화를 주고받았다. 발케넨데 총리는 이승훈 선수의 스피드스케이팅 1만m 금메달을 언급하면서, "우리 크라머 선수가 금메달을 못 따고 이승훈 선수가 땄다고 하더라"라며 "아마도 5000m 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승훈 선전에 놀랐던 크라머 선수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해서 실수를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승훈 선수는 쇼트 트랙에서 전향했다고 들었는데 정말 대단하더라. 한국의 빙상성장을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의 희망은 크라머 선수가 다음번 1만m 결승에서는 실수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아마도 크라머 선수가 양국의 우호관계를 고려해서 양보해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런 면에서 크라머 선수는 양국 우호 관계 증진에 대단히 기여를 한 아주 의미있는 일을 했다"고 되받아 좌중의 웃음을 이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