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전당대회가 시간이 갈수록 전입가경이다. 이러다가 당이 두 쪽 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국민들도 많다. 국민의힘의 걸어온 길을 보면 한나라당을 당의 시조로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13차례 있었던 한나라당의 전당대회와 4차례 있었던 새누리당의 전당대회, 3차례 있었던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와 합쳐서 계산한다면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한나라당 이래로 23번째 전당대회라고도 할 수 있다. 국힘은 21번째 전당대회 때부터 흥행 돌풍을 일으켰고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1차 전당대회는 새누리당을 포함해서 2010년대 이래로 보수 정당의 전당대회의 당원 투표율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첫 대통령 후보자를 지명하는 2차 전당대회에서도 363,566명의 선거인단이 투표했다.
이러한 흥행답게 20대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이 승리를 거두며 당선되었다. 그런데 당 대표를 뽑는 3차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갈수록 난장판이 되고 있어 집권당이 맞나 싶을 정도로 타락하고 있다. 서민들은 물가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집권당인 국민의 힘이 비전과 정책은 실종되고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논란으로 어지럽히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갑자기 난데없는 윤심 팔이가 선거판을 흔들고 있다. 전당대회 이후 후유증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당이 갈라질 수준의 극한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내년 총선에도 악영향을 미쳐 대통령의 국정에 동력을 잃게 될까 두렵다. 당 대표에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나 안 후보가 친 윤계를 넘어 대통령실과 정면충돌 하고 있다. 안 후보는 대통령실이 당 대표 경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일부 공개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당에 대한 권한 행사는 당무개입이 아니며, 당원으로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대응이 강경하다. 김기현 후보 후원회장인 신평 변호사는 '윤 대통령 탈당'까지 거론하며 '윤안 연대' 발언으로 거들었다.
도전자인 윤상현 후보는 친 윤계를 비판하고 나셨다. 윤 후보는 "전당대회가 아니라 분당대회로 가고 있다. 공정성 논란이 결국 당의 분열로 갈라놓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비난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국민들의 신뢰를 잃을 경우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 추진도 차질이 우려된다. 정부는 전당대회 이후 '노동·연금·교육 개혁'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지만 당 내분이 심상치 않다. 실체가 없는 '윤심' 경쟁으로 국민을 실망시켜선 안된다. 대통령실도 이제 침묵할 필요가 있다. 당 대표 경선은 페어플레이가 돼야 한다. 집권당의 대표라면 정부와 함께 국정 개혁에 나서는 게 당연하다.
당원이나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국힘 전당대회 진흙탕 싸움이 언제 끝날 것인가. 조속히 정상을 회복해 축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당대회가 극한 갈등 속에 마무리될 경우 새 지도부가 구성되더라도 총선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