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후보가 상대 후보를 향해 대통령 탄핵할 사람이라고 비판하면서 당 대표가 누가 되어도 후유증이 심각할 전망이다. 2016년 총선에서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권력투쟁을 연상케 한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여당의 뒷받침 없이는 성공할 수 없었다는 것이 전직 대통령의 사례에서 볼 수 있다. 2016년 새누리당에서 비박계 당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결국 대통령의 탄핵까지 이어진 것은 오래되지 않은 이야기다. 현 대통령실 핵심 인사들과 친윤계 의원들은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그리고 자유한국당에 오래 몸담았던 인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과 호흡이 맞지 않는 인사가 당권을 잡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단순히 총선 공천권을 넘어 절박감에서 비롯된 행위로 읽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핵관 분들은 지금까지 자신들 공천을 위해 비상식적인 일을 욕을 먹으면서까지 행해 왔다"며 "권력에 대한 집착이 강한데 지금 와서 반대파에 권력을 넘겨주고 보고만 있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와 그를 지지하는 비윤계 세력이 정권 교체의 한 축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그들과 완전히 등을 질 경우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당 장악력이 더 커지고 친윤계 정치인들이 일부 더 공천을 받을 수 있겠지만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물론 한동훈 법무부 장관 같은 인물들을 내세워 총선 승리를 꾀할 수 있지만 '정치인 한동훈'이 연착륙해서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비윤계의 결집력만 더 강해질 수 있다. 이미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의 사례를 통해 중도층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사실상 친윤석열 후보 대관식이나 다름없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뽑는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 후보가 1위에서 밀려날 때마다 대통령실이 나서서 1위 후보를 주저앉히는 일이 반복됐다.
친 이준석계와 20~30세대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천하람 후보의 약진은 대통 령실의 당무개입 논란 등으로 '강성 비윤계' 표심이 모인 결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의 배후 지원을 받은 김기현 후보가 이대로 당 대표가 된다면 내년 총선을 앞둔 갈등은 더욱 커질 것이다. 공천 갈등으로 인해 중도층으로 하여금 과거 막장극의 기억을 소환하게끔 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다. 이겨도 지는 게임이 될 수 있다.
당 대표 선출은 페어플레이가 돼야 한다. 공천과정에서 비례대표 명단 선정을 두고 홍역을 겪으며 처참한 패배를 한 기억을 벌써 잊었나. 국힘은 내년 총선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박감을 느끼고 있다. 당 대표 선출 후유증으로 내년 총선을 망칠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