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과 기호 한눈에 알아봐 효과 만점 1㎡당 1만~1만5천원 제작비도 만만찮네 모양과 색깔 각양각색 공통점 후보 얼굴 6·2 지방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오고 각 정당의 후보자 공천이 속속 마무리되면서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불붙고 있다. 치열한 선거전 속에서 도심 곳곳 눈에 잘 띄는 건물마다 어김없이 내걸린 후보자들의 현수막에 담긴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경주지역내 시야가 확 트인 빌딩에는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의 얼굴로 장식된 현수막으로 뒤덮여 있다. 이들 대단수가 약력과 공약이 한편을 장식하고 있지만, 현수막의 대부분은 각 예비후보의 웃는 얼굴에 할애돼 있다. 경주시장 선거에 나선 무소속 백상승 예비후보 역시 유동인구가 많은 경주역 맞은편 4차선 화랑로 도로에, 미래연합 김경술 예비후보 와 무소속 황진홍 예비후보, 무소속 김백기예비후보 등은 각각 차량이 많이 운행되는 원화로 도로 건물의 외벽에 한눈에 속 들어 오도록 설치됐다. 지방선거를 불과 20여일 앞둔 9일, 경주 도심지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이 선거철의 전령사 역할을 하고 있다. 선거관계자의 추산으로 이번선거에 나선 전국 예비후보자만 1만5000여명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전국적으로 최소 이 숫자 만큼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름을 알려라. 현수막의 모양과 색깔은 각양각색이지만 공통점은 후보자의 얼굴이다. 경주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의 관계자는 "현수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름과 얼굴"이라며 "투표용지에는 이름만 있기 때문에 사무실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얼굴과 이름을 각인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시 도의원 예비후보 사무소 관계자 역시 "공약은 전단지나 명함으로도 충분히 알릴 수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사람 눈에 딱 띄는 건 얼굴과 기호이지, 공약이 들어가면 기억을 할 수 있겠냐"는 말로 얼굴을 강조한 이유를 설명했다. 현수막에 후보자의 얼굴을 실사의 이미지로 담으려다 보니 제작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 2004년 신설된 공직선거법 60조 3항에 따르면 예비후보자들은 선거사무소에 현수막을 설치할 수 있는데 숫자나 크기에 대한 제한 규정은 따로 없다. 돈만 있으면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건물 벽면을 얼마든지 후보자들의 현수막으로 뒤덮을 수 있다는 말이다. 제작비도 만만찮네. 현수막 제작 비용은 대체로 1㎡당 1만~1만5000원 수준. 현수막의 전체 크기보다 얼굴을 얼마나 선명한 실사로 제작했느냐의 여부가 가격을 결정짓는다. 공천이 확정된 모후보 관계자는 "1층 문과 유리문, 외벽 등 총 3개의 대형 현수막을 제작하는 데 1㎡당 1만2000원 정도 해서 모두 500여만원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거사무소의 관계자는 "최고 15.5m×5.7m 크기 등 현수막 3장을 제작하면서 ㎡당 1만원 정도가 들어갔는데 실사 부분은 단가가 조금 더 높다"면서 정확한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로부터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현수막 간의 경쟁이 지방선거의 또 다른 볼거리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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