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흥해읍 우목리는 평화로운 어촌마을이었다. 영일 신항만이 생기기 전까지는 약 140세대 4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할 만큼 우목항을 중심으로 수산업이 활발한 마을이었다. 신항만이 개항하고 난 뒤 마을은 순식간에 위축됐다. 현재는 95세대 170명의 주민이 살아가는 작은 촌락으로 변했다. 2000년 신항만 건설계획이 발표되면서 주민들의 생업이었던 어업이 쇠퇴하기 시작했다. 2006년 보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주소득원이었던 수산업은 명맥만 유지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신항만을 위해 바다가 매립되면서 어장이 사라진 것이다. 어민들은 자연스럽게 소멸했고 젊은이들은 포항시내와 인근 도시로 흩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민들의 60%는 아직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나머지는 상업과 농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항만이 들어서면서 용한1리에 대체어항이 만들어지면서 우목항은 물론 인근의 죽천리항과 용한2리항은 폐쇄됐다. 우목리 어부들은 용한1리에 마련된 새 항구를 이용한다. 우목리는 신항만과 가장 인접한 마을이다. 또 울릉크루즈터미널 소재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은 신항만과 크루즈터미널의 시너지효과를 크게 얻지 못하고 있다. 상업지구로 일부 지정됐지만 구체화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삶은 과거 어업이 흥성했던 때에 비하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우목리는 영일만항 8개 마을, 즉 죽천 1, 2리, 우목리, 용한 1, 2리, 곡강 1, 2, 3리 가운데 중심 마을이다. 우목리가 가장 번성했던 사연이 있다. 과거 박전희 전 대통령이 1976년 이 마을을 지나가면서 꿩사냥을 즐기다가 비취락지구에 도로가 없는 것을 알고 해병대에 군사도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그 도로는 현재 흥해읍 오도리까지 이어졌다. 우목리는 그때부터 발전을 거듭했다. 1979년 전기가 들어와 우목항은 어항으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때 영일만 향토청년회가 발족해 마을의 발전을 주도했다.   우목리에는 초등학교와 보건진료소, 우체국, 전화국이 있다. 어지간한 기반시설이 다 갖춰져 있는 셈이다. 또 포항 중심지까지는 불과 10㎞ 정도 떨어져 있어 15분이면 닿을 수 있다. 과거에는 1시간 20분이 걸리던 거리였는데 영일만대로와 포항시 도시계획도로가 뚫리면서 천지개벽이 이뤄진 셈이다. 우목리의 발전은 신항만과 울릉크루즈터미널의 발전과 직결돼 있다. 주민들은 이들 두 거대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다면 마을 주민들의 삶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목리는 여주이씨와 달성서씨, 오천정씨, 진양하씨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족친들이 모여 살아가는 동네여서 어느 마을보다 우애가 깊고 긴밀한 화합이 이뤄진다. 우목리의 자연환경은 마을이 언덕 위에 있어 바다 전망이 좋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마을 언덕에 올라서면 신항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영일만 산단과는 직선거리 1㎞에 있지만 산단에 입주한 기업이 친환경 업종이어서 대기상황도 매우 좋은 편이다. 포스코에너지, GS칼텍스,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들이 입주해 마을주민 30여명은 이곳의 직원들이다.   우목리와 자매결연을 맺은 포스코 후판부 1후판공장은 약 30년 정도의 인연을 맺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꾸준하게 우목리 마을을 찾아 환경정화 등의 봉사활동을 했고 운동기구나 주민 실생활용품을 지급하는 등 사회공헌사업을 펼쳤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냉천이 범람해 수해를 입었을 때 우목리 주민들은 후판부의 수해복구를 위해 적극적으로 응원하기도 했다. 남충호 공장장은 “코로나19로 3년 정도 대면 봉사가 중단됐지만 다시 마을을 찾아가 봉사와 소통을 계속할 예정”이라며 “지역주민들과 상생하며 힘든 일과 좋은 일을 공유하는 사이로 지속적 인연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우목리 하용태(56) 전 이장은 “우목리는 여러 조건을 보더라도 영일만에서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을임에 틀림없다”며 “앞으로 인접한 대규모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면 과거 융성했던 시절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어촌마을의 정서가 아직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고 서로 돕고 의지하는 미풍양속이 존재하고 있어 젊은이들이 돌아와서 살아가는 마을이 될 것”이라며 “마을 주민들이 대동단결해 다시 부활할 것을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흥해읍 송인로 새마을팀장은 “흥해읍의 중심이었던 우목리가 지금은 다소 침체돼 있지만 마을의 저력이 있어 다시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역사적으로나 산업적으로 상징적인 존재였던 우목리가 하루빨리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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