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지 일주일이 다 돼 가는 가운데, 기약없이 이 대표의 복귀만을 기다리는 선진당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비공개 회의에서 6·2지방선거를 패배로 인정, 이를 책임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한 뒤 현재까지 자택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사의 표명 직후 최고위원들을 비롯한 의원들이 연일 이 대표의 복귀를 위해 이 대표의 자택을 방문했으나 이 대표는 이들의 방문과 설득에도 불구, 별다른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사의 표명 2일 뒤인 지난 9일, 최다득표 최고위원으로서 대표 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변웅전 최고위원은 '이 대표 복귀'를 한목소리로 주장한 긴급 의원간담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간접적으로 거듭 이 대표의 복귀를 요청하기도 했었다. 이 대표의 공백은 한나라당 및 선진당의 대표 사퇴와는 확연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이 선진당 안팎의 공통된 인식이다. 선진당은 이 대표가 직접 창당한 신생정당으로 이제 창당 2주년 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대표가 사실상 거의 모든 전권을 쥐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 반석 위에 오르지 못한 선진당의 경우, 인재풀(pool)이 넓은 한나라당 및 민주당과 달리 대표의 사퇴가 당의 존립과 직결된다는 것. 특히, 박상돈 의원의 도지사 출마로 인해 7·28재보궐선거 지역이 된 천안을(乙)의 경우 선진당이 전력을 다해 재탈환을 해야하는 만큼 대표직 공석은 갈수록 그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 현재 천안을 지역의 공모는 진행중이지만 공천을 확정짓기 위해서는 당무회의를 열어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회의 주재권을 갖고 있는 대표의 복귀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대표의 대쪽같은 성격에 비춰 다음 주 14일~15일로 예정된 6·2지방선거 당선자 대회에서 자신이 공천을 준 당선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있지만 설혹 그렇다고 해도 이를 '복귀'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주일째 무주공산(無主空山·임자없는 빈 산)인 선진당의 향배는 여전히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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