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근남면 노음리의 노음초등학교는 울진읍과 약 4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학교다. 1936년 개교한 이래 올해까지 766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2017년 작은학교로 지정되고 2019년 자유학구제가 실시됐으며 현재 55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노음초등학교는 2008년까지 전교생 100명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학령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상당부분의 학생들이 읍지역의 큰 학교로 전학가면서 전교생이 40명 이하로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큰 위기를 맞이했다. 심지어 2013~2014년도는 6학급을 유지하지 못하고 5학급(복식학급)이 되고 말았다. 소규모 학교는 복식학급으로 들어서는 순간 학교 유지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와 교사들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그 결과 2년만에 복식학급을 풀고 다시 6학급 학교로 만들었다. 노음초등학교 학구 학생들의 읍지역 유출을 막은 것이 학교를 유지하는 큰 비결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단위 지역의 학생들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한계에 직면하게 됐고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위기의 순간에 새로운 문이 열렸다. 바로 자유학구제 도입이었다. 자유학구제가 실시되고 나서 학교의 사정은 거꾸로 읍지역 학생들이 노음초등학교로 전입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작은학교만의 특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경쟁력을 갖춘 것이다. 2019년부터 자유학구제를 운영하고 오고 싶은 학교로 만들기 위해 학교와 교사들은 현재까지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부터 노음초등학교는 경북형 혁신학교 ‘미래학교’를 준비하고 신청해 선정돼 많은 지원과 예산으로 더 탄탄한 학교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노음초등학교만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 교육과정과 연계한 체계적인 체험학습,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학생자치회, 동아리 활동, 모든 학년이 함께 어울리는 무학년제 도란도란 무지개 가족 활동, 2주간의 방학별 특별 프로그램 등으로 이 학교는 지금도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다.   노음초등학교의 공동체 활동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란도란 가족이다. 6개 학년을 7개 무지개색으로 분류한 7개 가족으로 만들어 2주에 한번씩 모여 활동하게 했다. 가족 구성원은 제비뽑기로 무작위 배정을 하고 학년도 골고루 섞이게 했다. 5, 6학년 학생이 리더가 돼 가장 역할을 하도록 하고 저학년은 또래 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익히게 했다.   작은 연주회도 한 학기에 두 번씩 연다. 도란도란 가족끼리 열심히 연습한 결과를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연주하는 학생도, 듣는 학생도 매우 진지해 정서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 동요제도 1년에 한번씩 연다. 모든 학생들에게 발표하는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자신감을 높이고 예술적 소양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   독서행사도 빠지지 않는다. 주변의 자연과 관련된 책의 목록을 만들고 기후위기, 생태교육과 관련된 책을 선정해 운동장에 책을 널어놓는다. 학생들은 새책을 펼치고 독서삼매경에 빠진다. 더러는 캠핑의자에 앉아서, 더러는 큰 나무에 기대어 독서에 몰두한다. 이때 학교는 독서 미션을 부여한다. 학교 주변 자연환경과 관련된 미션이다. 미션을 완수하면 시상한다.   각 학급만의 노래를 만드는 활동도 펼친다.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협동시를 쓰고 그 시에 전문 작곡가가 곡을 붙여 반가를 만드는 것이다. 노래가 만들어지면 녹음실에서 학급 구성원들이 직접 노래를 불러 반가를 완성한다. 다른 학교에서는 흔히 시도되는 일이 아니다.   노음화폐를 발행해 학생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그 대가로 경제적인 보상을 받게 하는 시도도 한다. 담임교사가 교육활동을 하면서 상으로 화폐를 지급하고 학생들은 활동을 통해 화폐를 획득한다. 100, 500, 1000원 단위로 발행하는 화폐는 매월 1회씩 여는 학교 매점에서 사용한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으로 현재 전교생은 55명까지 늘었고, 해마다 8명 이상의 입학생이 들어오고 있다. 전교생의 50% 정도가 읍내에서 전입해오는 학생과 타지역에서 들어오고 있다. 순수하게 노음초등학교 학구 학생들은 28명 밖에 되지 않는다. 이마저도 이탈 없이 전부 들어왔을 때의 이야기다. 자유학구제, 미래학교 선정, 교사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노음초등학교는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었을 것이다.   노음초등학교의 학생들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을 하고 있고, 학부모 또한 학교를 신뢰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울진지역의 아이들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노음초등학교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느다. 현재의 학생수를 유지하면서 더욱 알뜰한 교욱활동을 펼치는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 류동희 교장은 “작은학교를 믿고 찾아온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삶의 힘을 키워가는 학교, 학부모가 만족하고 응원하는 학교, 교직원들이 근무하고 싶은 학교를 만들고 싶다”며 “자유학구제를 통해 앞으로 학생 수가 더 늘어나도록 적극 나서는 한편 보다 많은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전 교직원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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