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최근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슬그머니 방폐장 내 인수저장건물의 임시사용 승인을 해줘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게다가 최근 한전과 한수원의 통합설까지 솔솔 새 나오면서 경주지역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반발이 들불처럼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주시의회는 16일 오전 시의원 전체 간담회를 열어 한전과 한수원 통합관련 대책을 논의하면서 방폐물 임시저장 시설 승인에 대해 집행부를 집중 추궁하고, 한전과 한수원의 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의회는 이 자리에서 한전과 한수원의 통합추진으로 한수원 본사의 경주 이전이 차질을 빚을 경우, 방폐장 관련 사업도 예정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지역 의견을 반영해 향후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져 방폐물 임시저장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경주가 방폐장을 유치할 때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의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정한 국가적 약속을 믿고 경주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코자 지난 2005년 11월 주민투표를 실시해 89.5%라는 압도적 찬성률로 방폐장을 유치함에 따라 본사를 경주로 이전하게 돼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이 한국전력공사와의 통합이라는 어이없는 논리로 인해 방폐물 임시저장시설 사용 문제는 앞을 내다 볼 수없는 상황이 됐다.
이날 시의원들은 “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며 정부를 상대로 일전을 벌일 태세였다.
실제로 경주시민들은 지난 세계태권도공원의 무산으로 인해 실의에 빠진지도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시 불이익이 있을까봐 노심초사하고 있으며, 정부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면 울진원전의 경우 방폐물 저장용량이 1만7천400드럼이지만 작년에 벌써 이를 초과해 포화된 방폐물은 원전 내 방사성폐기물 건물에 보관하고 있으며, 월성원전도 올해 저장용량인 9천드럼을 넘어섰다.
그나마 영광과 고리의 방폐물 포화 시기는 각각 2012년 말과 2014년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이처럼 방폐물이 지난해부터 포화상태에 달하고 현재 건설 중인 방폐장이 연약지반으로 30개월 이상 준공이 지연되자 방폐물관리공단은 포화 방폐물을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방폐장 내 지상시설인 인수저장건물을 우선 운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공단은 이 건물에 방폐물을 임시저장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방폐장 건설·운영 변경 허가를 받았으나 지역에서 방폐장 안전성 논란이 가시지 않아 한동안 경주시에 인수저장건물의 임시사용 승인을 신청하지 못했다.
공단은 지난 3월 방폐장 안전성 검증 조사단의 '시공 안전성 확보가능'이라는 결과가 나온 뒤인 4월에야 승인을 신청했고 지난 9일 경주시가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경주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단체와 방폐장 인근 주민, 어민들이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임시저장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방폐공단의 방폐물 수송선박 시험운항 등 향후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불거진 한전과 한수원의 통합설까지 겹치면서 임시저장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방페장을 유치한 기초자치단체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경주시민들이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한수원과 한전의 통합이 이뤄질 경우 한수원 본사의 경주시 이전은 물 건너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수원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인 방폐장 사업도 지역민의 반발로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공단 관계자는 “방폐물 임시저장을 위한 수송선박 시험운항 등은 지역 여론을 봐가면서 시행할 예정이지만 임시저장 반대 여론에 한전과 한수원 통합설까지 나와 당장 향후 일정을 잡기는 어렵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최병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