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답변 중 "질문을 똑똑히 하세요"라는 등 거침없는 발언을 해 18대 후반들어 처음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가 파행됐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권익위 업무보고를 하던 중 홍재형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 의지가 있으면 왜 아직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느냐"는 질타를 받고 "법을 만들려고 입법예고를 했다가 당시 야당이 국회에서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신은 변함이 없다. 법을 만들려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아시겠어요. 참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홍 의원은 이에 대해 "답변을 똑똑히 하라"고 지적했고, 이 위원장은 "질문을 똑똑히 하세요"라고 맞받아친 뒤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으니까 무슨…. 질문을 질문 같은 것을 해야죠"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이에 대해 "당장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도 "이 위원장이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다고 이렇게 해도 되는 거냐고 했는데, 정권 실세라는 이 위원장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국회를 협박하는 것"이라며 "여기 있는 의원들이 무서워서 일하겠느냐"라고 비판했다. 허태열 정무위원장(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회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이재오 위원장이 해명할 수 있으면 하라"고 중재에 나섰다. 이재오 위원장은 "언성을 높이고 질문에 답변하지 못한 것에 사과한다"며 "그러나 내가 공직자로서 할 말이 많은데도 자리가 자리이니 할 말을 못하는데, 말하지 못하냐고 추궁하니까…. 앞으로 답변을 신중하게 하겠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의 오만방자한 언행은 국회가 아닌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정부 기관을 책임지는 공직자로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나와 질문하는 국회의원에게 '되지도 않는 말', '아시겠어요?', '질문을 똑똑히 하세요'라는 언사를 하는 행태는 묵과할 수 없다"며 "진솔한 사과를 하라. 그것을 보고 회의 속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도 "과거 국회의원을 했던 이 위원장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이 위원장의 사과는) 진정성 있는 태도 아니고, 이런 상태로는 업무보고를 할 수 없다. 더 철저한 사과가 있기 전에는 질의하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첫 회의에서 유감스러운 일이 생긴만큼 잠시 정회하자"고 제안했다.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도 "회의가 과열되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정회를 요청했고, 허태열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여 정회를 선포했다. 이날 정회 직후 민주당 홍재형·박병석·우제창·신건·이성남·박선숙·조영택, 자유선진당 임영호,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등 정무위 소속 야당 의원 전체는 이재오 권익위원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더 이상 업무보고가 진행될 수 없다는데 공감하고 이 위원장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요구한다"며 "권익위 업무보고는 이재오 위원장이 아닌 후임 위원장으로부터 추후 받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회의 중 7·28재보선 출마와 관련, "(권익위원장직을) 사퇴할 생각이 아직 없느냐"는 민주당 박선숙 의원의 질문을 받고 "아직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사진=21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의실에서 열린 국민권익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민주당 홍재형 의원과 신경전을 벌이며 홍의원님 똑바로 질문하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날 정무위는 이재오 위원장의 답변 태도문제로 야당의원들이 반발, 정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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