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삼천리 금수강산 아름다운 강토에 풍부한 수자원을 갖고 있다. 마을마다 연못·저수지가 있고, 호수와 강 그리고 바다에 모두가 물고기가 살고 있고 수량이 넉넉하다. 문화가 발달하고 삶의 양식이 다양해서 도시에 살면서 가슴엔 언제나 너른 자연이 그립다. 자연인이 되고 싶은 소원에 호감을 느끼고 떠나온 고향 산천이 추억으로 남기기엔 아쉬움이 많은 것 같다. 산촌과 농촌 그리고 어촌으로 삶의 터전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귀농인·귀어인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중국 진나라의 시인 도연명의 ‘귀거래사’에 관심과 매력을 느껴 남은 여생을 자연미를 흠모하며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진다. 각박한 도시 생활에 싫증을 느껴 여가가 생기면 산으로 바다로 정신적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한다. 필자는 어린 시절 삶의 요람지가 강변이다. 지난 한때 형산강에 나룻배가 다녔고 투망을 던져 고기(황어) 잡는 강변 어부들을 매일같이 보면서 성장했다.신약 성경 ‘복음서’에 예수님께서 갈릴리 해변을 다니시다가 두 형제 곧 베드로라 하는 시몬과 그의 형제 안드레가 바다에 그물을 던지는 것을 보시고 그들은 어부라 했다.어부는 고기잡이를 업(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더욱 좋아하는 까닭은 파도와 해풍, 그리고 물새가 날으고 해조음 소리에 잠기는 뱃고동소리 구성지다. 찬란한 빛으로 항로를 비추는 등대불 그림자에 낭만이 깃든다고 한다. 그래서 음악(노래)과 문학에 많은 소재가 있어 삶의 근본지가 되는 곳이다. 한국 문학사에 가사문학의 대가이신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가 대표적 작품이다. 고산 시인은 65세 되던 해 가을. 벼슬을 버리고 전남 보길도에서 어부 생활을 하면서 사철을 노래한 가사로 속계를 벗어난 자연인의 심정으로 쓴 글이라 한다. 시인은 물외(속세의 바깥)에 서서 자연에 합치한 어부생활을 아름답게 나타낸 고산의 많은 작품 가운데 ‘오우가’와 더불어 으뜸의 시(시조)라 한다.어느 노(老)시인의 글귀에도, 솔바람 불면 가슴을 열고/산(山) 달빛 비추면 거문고 타건만/시달린 삶의 기로가 어딘지 묻지만/어부의 노래가 포구 깊숙이 흘려/나그네의 애잔한 처지가 그리워진다/는 시에 애절한 마음에 동정이 간다.현대 시문학의 거장 청마 유치환 시인도 고향이 남해 바다 통영이다. 청마의 유시절엔 바다와 함께 생활했던 시대라 대부분 주민들이 어옹(어부의 높임말)의 후예들이었다고 한다. 필자는 중·고교 시절 청마 시인님을 학교장으로 모신 때가 있었다. 그 당시 교과서에 실린 허무와 낭만의 시(詩) ‘깃발’과 그밖에 ‘울릉도’로 격조 높은 시심(詩心)을 읊은 시가 대표작이다. 시가문학의 대가로 경주 토함산 능선에 시비가 세워져 있다. 고향의 애정을 노래한 대표작 ‘깃발’은, 허무와 이상의 본향을 동경하는 낭만을 노래한 시로,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영원한 노스탤지어(향수-그리움)의 손수건/순정은 물결 같이 바람에 나부끼고/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아! 누구인가?/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맨 처럼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9행으로 된 이 시는 이상을 향한 인간의 영원한 향수를 격조 높은 시어(詩語)를 구사하여 처절할 만큼 박진감 있게 노래한 수작이라 한다. 바다는 더러움과 상처를 씻어내며 오염되지 않은 원시적이며, 야성적인 순수를 갖고 있다. 노도(성난 파도)가 없는 바다는 바다가 아니며, 위험이 따르지 않는 산도 산이 아니다 라는 뜻은 모든 위험한 일을 한 경험자가 훌륭한 사람이란 뜻이다. 어부란 직업을 찬사하는 말로 씨를 뿌리는 것도 아니요, 거름을 주는 것도 아니며, 수고라며는 다만 나가서 건져만 오는 되는 것이 어업이라 한다. 바다는 젊은이들을 찾고 있다. 농어촌에 일손이 부족하다고 한다. 바다도 물 한 방울로 시작된다. 그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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