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몸에는 부갑상선호르몬 이외에도 여러 호르몬이 있어서 칼슘을 움직이고 있다. 예를 들어 갑상선에서 만들어지는 칼시토닌(calcitonin)이라는 호르몬은 부갑상선 호르몬과는 반대로 남은 칼슘을 뼈속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즉 혈액 속의 칼슘이 줄어들면 부갑상선 호르몬이 나와 뼈에서 칼슘을 꺼내 혈액 속의 칼슘의 농도를 원래대로 되돌린다. 그러나 육상생물들은 항상 칼슘이 부족하다. 때문에 칼시토닌 호르몬이 나올 차례는 거의 없는 반면 어류들은 바닷속의 풍부한 칼슘이 항상 몸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칼시토닌이 필요하다. 연어나 장어 등은 인간이나 소, 돼지, 양과 같은 육상생물보다 훨씬 강력한 칼시토닌을 가지고 있다. 골다공증-약으로 자주 사용되는 강력한 칼시토닌을 물고기로부터 받은 것이다. 그러나 물고기 자신은 중요한 뼈가 인간의 뼈와는 달리 세포가 적어, 칼슘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없기 때문에 모처럼의 칼시토닌도 칼슘을 움직이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하나 칼슘을 움직이는 소중한 호르몬이 있다. 활성형 비타민D이다. 이것은 음식과 햇빛의 도움으로 피부에서 만들어진 비타민D를 재료로 신장에서 합성된다. 그리고 이 활성형 비타민D를 만들라는 지령을 내리는 것은 부갑상선 호르몬이다. 혈액 속의 칼슘의 농도가 적어지면, 부갑상선 호르몬이 뼈에서 칼슘을 녹여 혈액 속의 칼슘 농도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동시에 부갑상선 호르몬은 신장에 지령을 내려 활성형 비타민D를 만들게 하는 것이다. 칼슘이 체내에 들어오는 것은, 음식물로서 장에서 흡수되는 것뿐이다. 게다가 여러 가지 비타민이나 기타 미네랄 당류 같은 것들은 장에서 거의 다 흡수되는 반면, 칼슘은 장을 통해 들어오는 칼슘 중 20% 정도밖에 흡수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활성형 비타민D를 장에서 칼슘을 더 많이 흡수토록 작용하여 부족한 양을 보충한다. 이 활성형 비타민D는 부갑상선 호르몬의 지령으로 만들어지므로 말하자면 부갑상선 호르몬의 아들과 같은 것이다. 아들도 크면 부모를 돕게 된다. 활성형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 흡수를 돕는 전문가인데 부갑상선 호르몬이 뼈에서 칼슘을 녹이는 데 도움을 준다. 효도를 하는 셈이다. 그뿐 아니다. 만약 부모가 너무 열중해서 일을 많이 하면, 아빠!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라고 숨고르기를 권한다. 이렇게 해서 부갑상선 호르몬과 활성형 비타민D의 공동작업은 계속 진행되는 것이다. 다만 신장이 탈이나 아무리 부갑상선 호르몬이 지령을 내려도 활성형 비타민D를 만들 수 없게 되면, 과로를 달래줄 아들이 없어진 것과 같아, 부갑상선 호르몬이 계속 나온다. 인간의 몸은 너무 극단적인 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떤 호르몬이 너무 팽팽해지면 다른 호르몬이 달래서 항상 조화를 이루는 구조로 되어있다. 따라서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고 혈액 속의 칼슘 농도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이러한 생체의 항상성(호메오스타시스)을 유지하는데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이웃 일본의 인터넷 판 닛케이-Gooday 2023년 8월 8자에는 도쿄도 성인 남녀의 98%가 비타민D 부족 또는 결핍이라는 타이틀은 필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도쿄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5518명의 성인의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조사한 연구에서, 대상자의 98%가 비타민D 부족에 해당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비타민D 결핍은 건강에 다양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D는 식사로 얻어지며,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에서도 합성되기 때문에 사람마다 비타민D가 충분한지 알기 위해서는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건강하다고 여기는 대부분 도시 거주자에서 혈중 비타민D의 수치가 충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미야모토 박사는 “도시거주자의 생활방식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배 불리 먹었다 해도 곧바로 카페인이 가득한 커피를 마신다거나 담배를 피우면 가까스로 섭취한 칼슘 등이 체외로 배설되어 버린다. 뼈를 만드는 데 필요한 영양소 중에서 가장 중요한 칼슘이 없으면, 음식에서 칼슘의 흡수를 보좌하는 비타민D도 소용이 없어진다. 도쿄만이 아니라 서울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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