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보선에 패배한 국민의 힘이 일찍 당혁신위를 조직하고 인요한 위원장을 임명하면서 내년 4월 총선을 위한 당의 혁신에 나선 것은 그동안 여소야대 정국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낀 결과로 볼 수 있다.  강서구청장 보선은 처음부터 그렇게 호들갑 떨 선거는 아니었다. 김태우 전 구청장이 국민의 힘 간판으로 당선되었다가 과거 청와대 재직 시절의 문제에 대한 재판결과에 따라 구청장직에서 물러난 뒤 재도전한 선거이긴 하지만 어쨌든 기초지방선거에 불과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 선거를 전국선거로 만든 여당이 패배결과에 대한 처방으로 전반적인 당의 혁신을 들고 나옴으로써 사태를 키워 총선에 선제대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직전에 이긴 선거에서 심한 득표격차로 패배했다는 점에서 6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총선거에 대한 위험을 크게 느끼고 미리 대비에 나선 긴박감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이렇듯 여당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혁신위를 출범시키면서 인요한 위원장을 임명한 것은 일단 정치적으로 국민적 주목을 받는 데는 성공적이라 평할 수 있다. 인 위원장은 미국국적과 한국국적을 가진 인물이지만 4대째 한국에 살고 있는 서양인 한국 토박이로 의료와 선교분야에서 대한민국에 공로가 많아 그에 대한 인지도와 평가가 높다.   특히 그는 광주사태 때도 시민군의 통역을 했고 북한에 대한 의료지원 경험도 가지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미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를 도왔고 이번에 다시 같은 보수정당인 국민의 힘을 돕는 등 그의 경력은 독특한 색깔을 갖고 있다.   이같은 경력과 관련 그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외국계 한국인으로써의 시각과 야당 텃밭인 호남쪽 출생으로써의 보수정당을 보는 입장, 정치전문인이 아닌 의사로서 정치를 보는 태도라 하겠다. 한마디로 국민의 힘 당 지도부의 체질과 혈통에 크게 대비되는 인물인 것이 분명한데 어떤 처방을 내놓을 것인지 또 그 처방을 받아들일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인 위원장의 처방에 기대를 가지는 것은 여야 정당들이 가지는 지역 연고성을 타파하거나 희석 시키는 문제와 지역성에 기득권을 누리는 정당지도부의 생태를 타파하는 등의 과제에 방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호남인으로 국민의 힘에서 활동하고 그의 혈통이 외국계라는 점에서 한국정치의 지역 연고성을 어떤 누구 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의 취임 일성이 이 문제타개를 언급했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여당내부의 문제로 당면한 과제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정에서부터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 과정에서 생겨난 이준석, 홍준표 등에 대한 징계문제라 하겠다. 인 위원장의 징계 해제 발언에 이 전대표와 홍 대구시장의 반발태도는 당 화합문제가 그렇게 단순하게 풀릴 사안이 아님을 말해 주는 것 같다.   이미 당에서 징계를 했던 일을 당사자들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인 위원장이 징계를 푼다고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알 것 같다. 당장은 이 문제가 풀릴 것 같지는 않겠으나 일단 이 문제에 대한 단초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보를 했다고는 볼 수 있다.  인 위원장의 취임 인터뷰 내용은 자신의 견해를 밀어 붙이겠다는 것 보다 당내 의견을 모아 타당한 방향으로 가겠다는 데 역점이 있는 것이라면 그의 리더쉽에 기대를 걸어도 될 것 같다.   특히 6·25 당시 낙동강전선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TK중진들의 서울 출마론을 말하는 것은 매우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보수당이 영남을 중심으로 정권을 획득해왔다면 이제 영남인물이 수도권에서 대표성을 가질 시점에 이르렀다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영남권 출신의 수도권 진출은 영남권으로서도 풀러스 정치인 것이다. 인요한의 혁신에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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