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 각 시·군이 각종 현안에 대해 상생과 협력보다 서로 경쟁만 일삼아 효율적인 지역 발전에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광역단체 및 사회단체 등의 사전 조율을 거쳐 각종 국책사업 등을 잇따라 유치하고 있는 타 지역과 달리 상급단체들이 상생을 위한 조율이나 협력 역할없이 뒷짐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대구시가 상수도 취수원을 구미시 도개면 일대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 구미시가 반발하고 있다.
구미시는 남의 마당에 우물을 파는 격으로 대구 지역의 물 수요량 충족을 위해 다른 지역 물 부족을 유발하며 갈등을 야기하고 있어 반대운동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구미시는 명목상으로는 이전지 부근 주민들이 상수원보호구역 확대 지정으로 재산권이 크게 침해되고 농업용수 부족과 낙동강 물의 양이 줄어 수질이 악화될 것을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또 최근 명칭이 정해진 김천시 남면 일원의 KTX 신설역사 명칭과 관련해서는 김천시와 구미시가 7년여 갈등을 겪었다.
김천시는 지역에 건립되는 만큼 김천역으로 이름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구미시는 이용객의 대부분이 구미 방문객일만큼 김천구미역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보였었다.
2008년의 역사 기공식의 경우 양측의 갈등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 들어 역사 완공을 앞두고 역명 확정 기한이 정해지자 양 지역의 각 기관과 시민단체들은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통해 맹비난을 거듭하는 등 갈등의 골이 더욱 더 깊어졌다.
이에 부담을 느낀 경북도의 적극적인 중재로 두 지역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격론 끝에 김천구미역으로 최종 합의, 코레일 역명심의위에서 통과됐다.
이와 별도로 KTX 개통과 함께 기존 경부선 철로를 지나는 KTX 노선의 유지에도 양 지자체는 갈등을 겪고 있다.
김천시는 신설되는 KTX역사의 활성화를 위해 기존 경부선 이용 노선은 당연히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구미시는 도심지에 있는 구미역이 신설 역사보다 접근성이 훨씬 좋아 현 노선의 존속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코레일 측은 기존 경부선 이용 노선 철폐가 기본원칙이지만 구미시의 요구에 상당히 난처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구미시와 칠곡군은 약목 보수기지 내 구미철도 컨테이너 적치장(CY) 관련해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칠곡군은 차량 소음 및 도로 파손 등 주민들이 각종 민원을 이유로 이전과 함께 폐쇄를 주장하며 신설되는 칠곡 지천의 영남권 내륙물류기지로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구미시는 영남권내륙물류기지로 CY를 옮길 경우 구미 기업들이 추가 물류비용이 발생한다며 그대로 이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해당 지역 국회의원인 칠곡의 이인기 의원과 구미의 김성조·김태환 국회의원도 각각 정부에 청원서를 제출하고 서명운동도 벌이는 등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고령군은 대구 달성군과 낙동강살리기사업 보 명칭과 관련해 갈등 중이다.
고령군은 최근 양 지자체 간에 건설 중인 달성보와 강정보 공사와 관련 강정보를 고령보로 명칭을 변경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강정보는 고령 구간이 대구 구간에 비해 2배 가까이 길고 디자인도 고령대가야를 상징하는 가야금 등으로 조성된 만큼 고령군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고령군은 국토해양부 등에 건의는 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달성군과는 별다른 협의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 상주시와 영천시는 각각 비슷한 시기 경쟁적으로 많은 예산을 들여 국제승마장을 잇따라 건립하며 서로가 승마의 고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각 지자체 간의 무한경쟁 결과에 대해 당연히 예견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역주의 팽배 및 이기주의의 만연으로 공동체 의식이 급격히 낮아진 점을 우선이유로 꼽는다.
특히 자기한테 이익이면 받아들이고 아닌 것은 극도로 거부하는 극단화된 님비문화가 가장 큰 이유로 풀이했다.
또 대부분의 지자체가 재정 자립도가 낮아 중앙정부 교부금 의존도가 높은 만큼 각종 사업에서의 치열한 예산 따내기 경쟁도 한 가지 요인으로 꼽고 있다.
무엇보다 국가 전체나 광역지자체 별로 거시적 관점에서 무엇이 가장 이익인가보다 지방자치제로 선출된 단체장들이 유권자를 의식, 과시성 행정을 펴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