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눈이 멀어지는 틈을 엿보듯, 훌쩍 방황하다, 정처 없이 배회하다, 경찰에 보호받는 ‘치매노인’, 일본에서 내년 2025년에 치매 노인이 700만 명을 넘길 것이라는 보도를 접하면서, 그럼 우리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 인구비례로 계산하여 약 300만 명? 이란 숫자가 머리를 맴돈다. 치매 노인, 특히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 노인의 특징적인 습벽(習癖)으로 꼽힌다.   알츠하이머병 치매 노인이 급증하면, 배회하는 노인이 늘어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일본 가나가와현 경찰본부로부터 조사에 의하면, 현 내에서 가출해 행방불명이 된 치매 노인은, 1965년 196명이었으나, 이듬해 230명, 1989년에는 358명, 1990년에는 523명, 1991년에는 720명으로 증가했다. 문자 그대로 장어 타기의 증가세이지만, 이 숫자는 알츠하이머병을 주로 하는 치매 노인의 증가에 비례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간도시 경찰서 상당수는 이대로 치매 노인이 증가하면 배회인에게 휘둘려, 기능이 마비된다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도 전해진다. 작은 마을은 고사하고 중간도시 이상의 도시에 알츠하이머병으로 치매에 걸린 노인이 몇 명이나 되는지 명확한 숫자는 보건소에도 어디에도 없다.   가족과 친척들이 이를 열심히 숨기는 원인은, 무엇일까? 너희 엄마가 걸린 알츠하이머병은 유전이래! 세상의 말도 시끄러우니까 너희들도 우리 집 출입을 고려해 달라! 고 할까? 알츠하이머병으로 치매에 걸린 어머니나 아버지를 둔 아들과 딸들이 친척들로부터 의절 당하고 있기도 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나쁜 병이라고, 금세 저 병은 유전이래, 옛날 나병이라고 불리던 한센병은 그 좋은 예였다.   발병 원인 불명의 난치병인 알츠하이머병이 어느 사이 유전의 반열에 오른 것도 그 예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세계 의학계에서 연구되어온 유전과 관련된 주제 중, 특히 주목받는 것은 다운증후군과 알츠하이머병,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이 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뇌 변성에 결정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노인반(老人斑=얼룩)과 관련이 깊은 β-아밀로이드가 내재해 있었다.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나는 환자의 출생은 어머니의 장년 출산과 관련이 깊다. 출산 연령이 35세 이상인 어머니라면, 170명 중 1명꼴로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통상 1:1이어야 하는 염색체 21번이 태아기 감수분열시 분리가 되지 않아, 3가닥으로 되어 있는 돌연변이 때문에 태아기부터 일어나는 선천성 질병인 것이다.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환자는 출생 때부터 폭이 넓은 이마로, 눈꼬리가 치겨 오르고, 눈꺼풀이 쳐진 데다 콧날이 평평하다는 특징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 정신의 전반적인 지체도 공통되어 있어 지능지수는 거의 5를 넘지 않는다. 성질은 얌전하지만, 선천성심질환과 소화관 기형 혈액 질환을 갖고 있어 일찍 사망하는 사례가 많다. 그리고 오래 살아도 40세 전후에 이르면, 100%가 알츠하이머병과 흡사한 치매에 걸리는 숙명을 안고 있다.   다운증후군과 알츠하이머병의 관계가 의학자들 사이에 논의되고, 연구주제가 된 것은, 염색체 21번 이상과 노인 반점의 관계에 있었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과 지능의 자리에 대뇌피질을 구성하는 신경세포의 병적 상실로 발병하는데, 그 전구체(前驅体) 증상 내지는 관련 증상으로 보이는 3가지 병변이, 대뇌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다. 즉 신경세포 연락망을 형성하고 있는 신경원 섬유의 변화, 대뇌조직에 침착하고 있는 노인반, 뇌혈관 벽에 붙어있는 β-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임상적인 입장에서, 사후 부검이 유일한 방법이 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 확진법에 새로운 길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일본 동경대학 의학부 부장을 역임한 세계적인 병리학자 시라키 히로츠쿠 박사는, 30년 동안의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사망한 200명 이상의 뇌의 화상해부(畫像解剖)로 뜻밖의 사실을 발표했다. 기억해야 할 자리에 칼슘(Ca)과 마그네슘(Mg) 대신에 독성성분인 알루미늄(Al)이 차 있었다는 것이다. 이 업적을 기록한 ‘알츠하이머는 예방할 수 있다(저자 : 마츠타-사카에)’를 탐독 후, 필자는 ‘치매에 걸린 아내’를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치매도 고칠 수 있는 병임을 확인한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