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위기에 있던 은행나무 단풍 숲이 주낙영 경주시장의 통큰 결단으로 기사회생했다. 경주시 서면 도리 은행나무 숲은 단풍 계절에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경주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주시 서면 도리 은행나무숲은 소유자와 주민들 간에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가을이 되면 단풍으로 수놓은 은행나무숲은 그동안 주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 견디기 힘들었다. 주민들은 은행나무로 인해 인근 밭작물의 성장에 피해가 심하다면서 토지 매입과 피해 보상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 숲의 소유자는 주민들의 이 같은 피해 보상을 요구하면서 행정기관에 매입을 건의 끝에 지원을 약속해놓고는 여러 차례 번복해버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랐고 ‘벌목’이라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경주시가 수년 전부터 위탁 임대관리나 매입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관광지 내지 관광시설에 대해 경주시가 위탁 운영해 관리하는 방식은 선례를 남길 수 있어, 쉽게 결단이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과도한 부담금도 문제지만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타 기관들의 위탁 운영 건들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 됐다. 결정적인 것은 명소가 벌목으로 황폐화되어가는 것을 보고 더는 방관할 수 없었다. 눈에 띄는 것은 주낙영 시장이 은행나무숲의 ‘관광지 지정’을 통해 다양한 관리 방안 강구이다.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매입을 결정한 것은 통큰 결단이다.   이미 도리마을은 농산어촌 개발 사업에 포함돼 여러 사업이 진행 중이다. 시는 은행나무숲과 연계한 서면 심곡지 둘레길 조성 사업을 진행 중으로, 총사업비 55억 원을 들여 길이 2.5km의 저수지 둘레길과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조성하는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연초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김성학 경주시 부시장은 “지금까지 이 숲에 대한 적극적 보존과 진척이 되지 못한 것은 오랜 기간 지속된 과도한 민원 등으로 지친 소유자와 더 이상의 접점이 강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설령 임대관리를 한다고 해도 임대료를 계속 지출하면 매몰 비용이 발생해 결론적으로 매입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도리 은행나무숲과 유사한 대표적 사례는 전북 담양 죽녹원에서 찾을 수 있다. 죽녹원은 군이 개인과 향교 소유 대나무밭을 사들여 관광 상품화한 성공사례로 꼽힌다. 도리 은행나무 일원 사유지 매입은 새로운 관광명소개발과 주민갈등 해소에 획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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