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업계에 고급화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삼성전자, 위니아만도, LG전자, 대우일렉 등 국내 김치냉장고 점유율 선두업체들이 올 김장철을 앞두고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뚜껑형 제품 외에 스탠드형 제품이 보편화되면서 300만원에 육박하는 제품들도 있다. 때문에 연간 수량기준 규모는 점점 줄고 있지만, 금액기준 규모는 비슷한 수준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치냉장고 시장규모는 국내에 붐이 일었던 2002년 170만대까지 치솟았다가 2003년 140만대, 2005년 120만대에 이어 올해는 100만대 규모로 줄었다.
하지만 금액기준으로는 1조원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의 고급화 경쟁이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고의 맛을 위한 보관기술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데다 스탠드형 제품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용량, 디자인 등에서 차별화하려는 노력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50만~100만원 사이의 뚜껑형 제품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300만원에 육박하는 스탠드형 제품도 나오고 있다.
대우일렉은 감성 디자인을 적용한 ‘클라쎄’ 신제품을 다음 주부터 출시한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감성 디자인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321ℓ 스탠드형 제품의 가격은 219만원.
앞서 지난 달 26일 삼성전자가 내놓은 지펠 아삭 김치냉장고의 최고가는 240만원. 329ℓ 스탠드형 제품이다.
칸별로 냉각기를 채용해 김치가 가장 맛있게 보관되는 -1.2도를 상시 유지시켜주는 독립냉각 플러스 기능을 담았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카렌 리틀이 제품 다지인에 참여했다.
지난 달 19일 위니아만도가 출시한 딤채 신제품 355ℓ 스탠드형의 가격은 무려 270만원대다. 맛을 위한 ‘맞춤 숙성 기능’은 물론 최대 35%의 에너지 절감을 위한 ‘인버터 제어시스템’도 탑재했다.
LG전자 역시 270만원대의 최고급 제품을 지난 달 말부터 출시했다. 용량은 단일제품으로는 국내 최대인 405ℓ.
국내 최초로 문이 4개 달린 제품이다. 윗부분은 양문형냉장고와 같은 방식인 양문형 도어를, 아랫부분은 두 개의 서랍 구조 형태다.
업계는 이 같은 경쟁 이유에 대해 김치냉장고 교체수요 시기가 맞물렸다고 분석했다. 10년에 가까운 수명을 가진 제품 특성상 2002년 초기에 제품을 구입한 이들의 수요가 있다는 것.
때문에 수량기준으로도 시장규모가 조금씩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올해 김치냉장고 시장의 수요는 지난해 보다 약 4% 성장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교체수요를 잡기 위한 경쟁”이라며 “최고의 맛을 위한 기술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디자인, 용량 등에서 차별화하려는 노력이 치열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