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채 비리 논란으로 온 사회가 들끓고 있다지만, 그래도 자수성가할 수 있기에 세상은 살 만한 곳이 아닐까?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이군현 의원이 그랬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 5학년때 혈혈단신으로 상경, 주경야독하며 검정고시를 거쳤고 대학·대학원을 졸업하며 박사학위까지 따 대학강단에도 섰던 것이다.
때문에 이 의원을 만나면 특채 문제부터 짚어보는 게 순서 같았다.
이 의원은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시험으로 해서 채용될 수 있는 제도는 보장이 돼야 한다"고 분명히 한 뒤 "물론 특채를 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를 더 뽑을 수는 있지만 일부 허용에 그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공정한 사회는 기회의 균등이 있는 사회"라며 "특채가 절반을 넘으면 그것은 특채가 아니다. 10~30%를 특별한 경우인 특채로 보는 것이지 절반인 50%가 넘는 것은 특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람들에게는 역경이 오히려 축복"이라며 자신에겐 가장 큰 역경이 가난이었다고 한다.
그는 "4학년 때 신문배달, 5학년 때 아이스크림 장사, 초등학교 졸업한 뒤 중학교를 못가고 온갖 장사를 하다가 평화시장에서 미싱사 보조, 일본말로 '시다'를 했었다"며 "5학년 때 서울로 올라와 서울역에서 방황하다 산꼭대기 판자촌에 자리를 잡고 살았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경남 통영에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 다녔으나 가난으로 서울에 올라와 각종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면서 1967년 고입 검정고시를 통과, 대경상고에 입학했다.
이후 장학금으로 중앙대 사범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 국비 지원으로 미국 캔자스 주립대 교육학 박사를 딴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의원으로, 박사 학위 취득 후 한국교육개발원(KEDI)을 거쳐 카이스트와 중앙대 교수를 지낸 교육전문가다.
2001년에는 대통령직속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다 17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으며 18대엔 경남 통영·고성의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재선의 친이계으로, 특히 친이재오계 의원으로 분류된다.
그는 "성경에 보면 금은 화덕에서 단련되고, 사람은 굴욕을 통해 단련된다는 구절이 있다. 창피하고 굴욕스런 일이지만 그런 것들을 다 극복하면 축복이 될 수 있고 생각한다"며 "부족함은 축복의 통로로 지난 인생을 정리해보니 내가 살아온 역경과 많은 시련들이 결국은 다 축복이었구나 하는 생각이든다"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의 여의도 귀환 및 특임 장관 임명과 관련해서는 "아버지와 어머니, 할아버지 등 어르신이 있어야 가정이 안정적이듯 나이와 경륜이 있는 사람이 들어와 당이 대야 관계에서 한나라당이 안정적인 틀을 찾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재오 의원의 차기 대선 도전 가능성과 관련해선 "모든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상과 철학을 실현해보려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대통령은 자신이 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이라며 "모든 것은 상대적으로, 당시 대통령 후보 나온 사람들 중 이 의원이 가장 낫다고 국민들이 판단하면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치란 무엇인가"를 묻자 그는 대뜸 "정치는 감동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교육자로 평생 살았는데 교육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교육은 감동이라고 했었다. 다만, 교육과 정치의 차이는 교육은 내가 가르치는 집단인 제한된 숫자의 학생을 감동시키는 것이지만 정치는 국민전체를 감동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말미에 "여야 의원들이 명심해야할 것이 어떤 당에 얼마나 유리하냐 불리하냐를 갖고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을 위해서 정치를 해야한다"고 동료 의원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