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0·3 전당대회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486그룹' 후보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486그룹 내부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86그룹 모임인 '삼수회'가 이인영 전 의원을 단일 후보로 내세웠지만 또 다른 당권 주자인 486출신의 최재성 의원이 15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대 완주 의사를 밝혀 양측의 관계가 급랭하고 있다.
당 내외에서도 '젊은 세대 정치'를 깃발로 내걸고 의기를 투합했던 최재성·백원우 의원, 이인영 전 의원에 대해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초 예비경선(컷 오프) 직후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공언했던 이들을 두고 도덕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486세대 중 한 명인 장성민 전 의원은 이날 "486들의 단일화 약속 파기는 스스로 신뢰를 저버리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지적, "이들이 기성 정치인들과는 다른 어떤 비전이 무엇인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계파정치의 대리인 역할만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결국 최 의원과 이 전 의원은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돌아서게 된 셈이다. 이미 사퇴 의사를 밝힌 백 의원을 제외한 두 사람은 당 대표 및 최고위원 등 지도부 6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게 됐다.
최 의원은 이날 "짊어 쥔 상황이 비정상적이라고 주장하고 싶지만 당과 우리 세대를 위해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제가 그 짐을 다 지고 가겠다"고 강조하며 "이 전 의원의 건승을 기원한다. 서로 건강한 경쟁을 통해 지도부에 같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 의원의 완주 의사로 이번 단일화 논란을 매듭짓고 이를 통해 전대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예비경선에서 486그룹의 약진을 통해 당내 새로운 정치 세력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486그룹 후보 두 명의 지도부 입성 여부가 앞으로 전대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단일화 무산으로 전대를 앞둔 당권 주자들의 합종연횡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 의원은 정세균 전 대표 등 주류측과, 이 전 의원은 486그룹 인사 일부와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 측과 연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부동층 표심의 향방이 변수로 남아있어 추석을 기점으로 전대 주자들은 부동층 잡기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