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6일 김황식(62·사진) 감사원장을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김 원장의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사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전남 장성 출신인 김황식 후보자는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1974~1977)를 비롯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2000~2003), 대법원 대법관(2005~2008) 등을 거쳐 2008년부터 제21대 감사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청와대는 김 원장이 지난 2008년 감사원장 인사청문회를 이미 통과한 경험이 있는데다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인 '공정한 사회' 이미지에 맞는 법조계 인사라는 점을 고려해 총리후보자로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역 안배에 맞는 전남 장성 출신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김황식 감사원장을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한데는 김 원장이 지난 2008년 감사원장 인사청문회를 이미 통과한 소위 '검증받은 인사'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낙마했기 때문에 다음 총리 후보자가 또 다시 '도덕성' 문제로 낙마할 경우 향후 국정운영에 큰 차질은 물론 레임덕이 올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던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김 원장과 함께 유력 후보군에 거론됐었지만 맹 장관은 행안부에 재직한지 반년이 채 되지 않았고 윤 장관은 당장 11월에 열리는 서울 G20정상회의 준비를 맡고 있어 교체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유력 후보군에 거론되는 인물 외에 도덕성과 자질을 갖춘 새 인물도 물색했지만 대부분이 고사해 인선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황식 감사원장은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인 '공정한 사회'이미지에 맞는 법조계 인사인데다 지역안배에 맞는 전남 장성 출신이라는 점에서 청와대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였던 셈이다. 그러나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후보자·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등이 비리 의혹으로 연달아 낙마하는 등 보다 엄격해진 인사청문회를 김 원장이 거뜬하게 통과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 원장은 2008년 9월 감사원장 인사청문회 당시 감사원장에 취임도 하기 전 자신의 인척이 운영하는 회사를 위해 감사 권한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았었다. 당시 야당은 김 원장의 사돈이 회장으로 있는 ㈜일자리방송이 산업인력관리공단이 실시한 공개 입찰에 응모했다가 탈락하자 김 원장이 감사원장에 내정된 다음 감사원 기획홍보관리실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고, 이튿날 감사원장 지시 사항을 주로 처리하는 특별조사본부 소속 감사관 2명이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을 방문해 공단이 6월에 실시한 직업방송 제작 관련 외주업체 입찰 과정을 조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또 교육 공제가 불가능한 아들의 대학원 교육비 700만원을 공제하고, 시력 문제로 병역을 기피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김 원장은 당시 감사 권한 남용 의혹에 대해 "통상절차에 따라 실시된 상황"이라고 해명하고 아들의 교육비 공제 문제에 대해서는 "비서관의 실수로 교육비가 공제됐고, 나도 잘 몰랐다"며 공제금액을 전액 반환했다.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서는 청문회장에서 안경을 벗어보이며 "'부동시(양쪽 눈의 굴절도 차이)'로 병역 면제를 받은게 맞다"고 주장했었다. 야당은 이번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할 것으로 보이나, 청와대는 시력 문제로 인한 병역 면제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는 광주 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독일 마르부르크필립대학교에서 수학하고 1972년 1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수료했다. 이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를 시작해 법원행정처 법정심의관, 법정국장 등 행정처 요직을 두루 거치는 등 정통 엘리트 법관 코스를 밟았다. 호방한 성격과 적극적인 대인관계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으며 독일에서 민법과 부동산 등기법을 연구하고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해 부동산 등기제도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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