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는 어린이 날을 비롯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가정의 날 등 인간관계에서 가장 소중한 덕목을 되새겨보는 날들이 계속된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가족과 은혜를 받은 웃어른들을 새삼 챙겨보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살았는지를 반성해 보는 계기로 삼는다. 물론 해마다 되풀이 되는 기념일이라서 대수롭지않게 그냥 흘려버리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달에 치른 총선거에서 유례에 없이 가정파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같은 후보가 당선되는 사태가 벌어져 우리사회에 검은 그림자가 씌워지는 느낌이다.   기억조차 기분 나쁜 일이지만 자신의 어머니와 형, 그리고 형수에게까지 패륜을 저질른 전과의 범죄혐의자가 버젓이 당선되고 정당의 지도자로서 행세하고 있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 현실화된 것이다. 또한 가족의 범죄로 부인이 먼저 감옥에 가 있고 남편인 자신도 2심재판에서까지 확정 판결을 받고 딸도 벌금형을 받았는데도 용산대통령실 앞에서 당선의 환호성을 질르는 희귀한 모습도 벌어졌다. 이외에도 자기 딸이 연루된 범죄혐의자와 학자신분이면서 성문제로 사회의 지탄을 받는 언행을 한 사람이 당선되는 등 가족 관련 비행과 범죄가 국회의원으로 정치지도층에 오르게 되었다.   국회의원당선자들이 저질른 범죄혐의와 범죄전과, 그중에서도 가족과 연루된 혐오스러운 죄질은 선량이란 이름의 정치직 수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인가? 3권분립국가에서 입법부를 이끌어갈 위치에 있는 직위를 가진다면 우리 국민의 가족과 관련된 권리와 의무를 입법화할 권한을 가지는 것이다. 가족관계의 천륜과 인륜에 대한 사회의 훈육과 지도를 받아야할 인물들이 가족과 사회에 관한 입법권을 행사할 지도적 자리에 있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 것인가?    이런 인물들을 선량으로 뽑은 유권자들은 이들에게 어떤 것을 기대하고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민주주의 국가니까 선거에 당선되면 그만이라 할지 모르나 법의 뿌리가 되는 사회의 도덕률이나 관습을 생각한다면 이들 당선자들이 국회의원으로서 임기를 마칠 때까지 특별히 지켜봐야야 할 것이다. 이들의 비행과 범죄를 대수롭지않게 본다면 이 나라는 아무리 경제와 국방에서 우수한 업적을 쌓아놓고 선진국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해도 그것은 모래위에 지은 누각과 같을 것이다.   가정은 사회를 구성하는 세포와 같다. 세포가 건강하지못하면 몸전체가 건강하지못하듯이 가정이 건강하지못하면 가정으로 구성되는 사회는 건강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이다. 이미 우리사회는 불과 100년정도의 세월에 농경사회에서 4차산업사회에 이르는 초고속성장을 해왔다. 가족과 사회관계는 대가족제를 바탕으로 한 전제주의사회에서 핵가족과 1인가족으로 구성된 아시아 제1의 민주주의 사회로 변해왔다. 그동안 우리의 사회윤리와 가족윤리는 사회변화에 순리적으로 적응하지못하고 혼돈의 변화속에 놓여왔다.    그나마 우리고유의 가족윤리가 우리사회를 지주처럼 지탱해온 자취가 가정의 달이 규정한 덕목들의 기념일로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이같은 가족 윤리마저 무너지고 우리 사회를 지켜줄 대안윤리마저 찾지못한다면 지금 우리사회의 성공은 사막위의 신기루에 지나지않을 것이다. 출산률 세계최하위가 그것을 암시하고 있는지 모른다.   4차산업사회에도 인간관계의 기초가 되는 가족관계와 가족윤리의 본질은 변하지않을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 군거적 본능을 벗어나지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패륜적 국회의원을 뽑은 지난달 선거에서 나의 가족, 우리의 가족을 위해 심각한 후과를 생각해야 할 가정의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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