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는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첫 인상으로 상대방을 평가하며, 호감을 느끼거나 비 호감을 느끼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받는 대우나 다른 사람들의 반응도 우리의 외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외모는 인간관계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하기 때문에 외모에 신경을 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그래서인지 요즘 TV 를 볼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사람들의 얼굴 모습이 거의 비슷하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애초에 조물주가 주신 얼굴의 조화가 있는데 그것을 인위적으로 고치고 보니 어딘가 어색하고 균형이 안 맞는 것 같다. 성형을 한 연예인들을 보면, 더 예뻐졌다는 느낌이 있는 사람은 손을 꼽을 만큼 아주 소수이고, 대부분은 아쉽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평소에 ‘어쩜 저렇게 예쁠 수가 있지?’ 하고 감탄 했었던 연예인 중에서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모습으로 나온 것을 보며 너무 안타까울 때가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미용실의 원장이 또한 그랬다. 예약한 날에 미용실에 들어서는데 다른 사람이 손님의 머리를 만지고 있었다. 그래서 미용실 원장이 무슨 사정으로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했나하고 “원장님은 어디 가셨어요? 하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저 여기 있잖아요” 하고 대답하는데, 낯익은 목소리였다.옆모습을 봤을 때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였는데 나를 쳐다보며 대답하는 모습을 보니 그 원장 모습이 남아 있었다. 단골손님이 자기를 몰라보는 것에 당황했는지 “눈섭 문신을 해서 그래요”하고 어색하게 변명하였다. 물론 문신도 했지만 눈섭 정도 문신했다고 저렇게 변할 수 있나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믿지 않는 눈치를 챘는지 “전 번하고 지금하고 어느 쪽이 더 좋아 보여요?” 하고 묻는 것이었다.그 질문에 당황한 것은 나 자신이었다. 전에는, 아주 미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귀엽고 친근감 있는 예쁘장한 얼굴이었다. 그렇다고 “전에가 더 나은대요”할 용기가 없어서, 머뭇거리며“ 글쎄요,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하고 말하고는 속으로 곧장 후회했다. ‘그냥 지금이 더 낫다고 해 줄걸. 돈도 많이 들었을 텐데… 난 참으로 융통성이 없네’가끔 지인들과 성형문제를 놓고 대화를 할 때가 있다. 요즘 젊은이들, 아니 중년들 까지도 남녀 가릴 것 없이 얼굴을 바꾼다. 연예인은 물론 일반 사람들 까지도 눈, 코는 기본으로 성형을 한다. 심지어는 얼굴 윤곽까지도 바꾼다. 그래서 TV에 나오는 탤런트를 보고 어디서 많이 본 얼굴 같은데, 누군가하고 한참 생각해야 기억이 난다. 성형을 해서 더 예뻐진다면 그래도 찬성이다. 그런데 더 예뻐지는 사람은 적다. 뭔가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더 많다. 어떤 사람은 코를 너무 올려서 좁아진 콧구멍이 보이는 경우도 있다.우리나라가 성형의 천국이라는 소문이 나서 외국에서 까지 원정성형을 하러 온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본 많은 사람들은 왜 성형 후에 더 예뻐 보이지 않는 것일까? 기술도 부족한지 모르지만, 그 보다는 성형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구조에 맞지 않는 모습대로 만들어 주기를 원하기 때문인 것 같다. 만약 의사가 그 요구대로 따르지 않으면, 성형결과에 불만족해서 의료분쟁이 생길까봐서 환자의 요구에 무조건 맞추려하기 때문인 것 같다.그러면 왜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이다지도 외모 지상주의에 빠져 있는 것일까? 오래 전에 TV에서 들은 것인데, 중국에서 대단한 갑부가 아주 예쁜 신부를 맞아 결혼을 했다고 한다. 그 후 딸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너무도 못생겨서 추궁한 결과, 부인이 대대적으로 성형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이혼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웃었던 기억이 있다.또한 영화나 TV 드라마에서도 보면, 아무리 연기를 잘 해도 인물이 떨어지면 주인공은 될 수가 없다. 이처럼 모든 연예계에서는 외모가 받쳐주지 않으면 큰 인기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연예계의 특성 상 그런 점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잡 인터뷰에서도 외모가 안 따라주면 같은 조건이라도 선발되기 어렵다고 불평을 한다. 심지어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 조차도 성형한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다. 그렇다면, 좋은 조건으로 결혼을 하려고 해도, 좋은 직업을 가지려 해도 외모가 우선되는 조건이고 보니 무리해서라도 성형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물론, 성형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있다.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인 요인으로,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을 만큼 특이한 신체적 특징을 가졌거나, 외모로 인한 심각한 열등감으로,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는 성형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성형외과는 본질적으로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어야 한다.그러나 요즘은 아무 문제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무조건 성형에 매달리는 이상한 사회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의 원인은 현대인들의 잘못된 가치관과 자아 존중감의 결여에 기인한다고 본다. 이 세상에는 물질조차도 그것이 존재하는 이유와 가치가 있다. 하물며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가치와 개성은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것이다.더구나 사람들의 인격과 능력은 외모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현대 사회의 지나친 외모지상주의는 구성원들의 자아존중감 마저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인간은 모든 면에서 다양성이 특징이다. 모든 사람이 똑 같은 외모를 가졌거나 똑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한다면 이 세상은 무미건조할 뿐 아니라 인류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