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가을에는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민족과 애환을 함께 해온 축제도 있다. 시대를 관통한 축제도 있다. 8월이면 인구 50만 명의 도시에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축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1947년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전쟁으로 상처받은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공연 무대를 마련한 것이 에든버러 축제의 기원이다. 첫 축제의 주제는 '치유'였다. 바꿔 말하면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은 축제뿐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19가 창궐할 당시 축제의 주제는 '우리는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였다. 코로나 19 팬데믹의 상처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고민해 보자는 의미다. 내용과 규모는 변해도 상처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축제의 취지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시대를 앞서가는 축제도 있다.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서 열리는 '버닝맨'이 그렇다. 1주일 동안 참가자들은 블랙홀 시티로 불리는 사막 위 가상도시에서 살아간다. 의식주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금전을 통한 거래는 금지된다. 대신 참가자들의 창작물은 무엇이 든 물물교환이 가능하다. 그래서 실험정신 가득한 기업인과 예술가들이 몰려든다. 인근 실리콘밸리의 첨단기업과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이 축제에 열광하는 이유다. 구글 맵은 버닝맨 축제에서 초기 버전을 선보였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전기차를 실험하고, 태양광 에너지 솔라시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경주는 연간 5천여만 명이 관광객이 찾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제관광지로서 연중 축제가 열리는 축제의 도시로 육성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다. 관광객이 몰려드는 것은 축제다운 축제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목격할 수 있었다. 우리는 축제를 통해 마음의 치유와 위로를 받는다. 물론 시대를 관통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축제를 만나기 쉽지 않다.    여러 필요충분조건을 갖춰 사람을 모으고 관람객의 관심을 유도하는 킬러 콘텐츠가 필요다. 시대 변화에 맞춰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변하지 않는 축제의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 에든버러 축제의 치유, 버닝맨의 자유와 해방처럼 말이다. 아직 우리 축제가 그런 축제가 되었다고 말하긴 이르다. 우리 축제들도 많은 사람이 기다리는 축제이자, 시대를 관통하고 앞서가는 대표적인 지역 축제에 가까워지고 있다. 축제를 바로 알고 전통을 이어갈 때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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