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서 놓아버린 기타를 들고 악보를 바라봤지만 기억이 가물거려 연주가 되질 않았다. 그러던 중 한 아이가 기타를 메고 “기타는 휴대성이 좋고 음색이 고와 배우고 싶어졌어요!”라며, 필자를 찾아왔다. 덕분에 오래전 손을 놓았던 클래식기타를 다시 잡아보았으며, 가입한 기타동아리를 빠지지 않고 나가기로 결심했다.   또한 생태에 관심이 많아 매일 미친 듯 산에 올라 나무와 식물을 살피고 있는 숲해설가로부터 SNS를 통해 그날 그날 변하는 생태환경에 대한 사진을 받아보고 있다. 여성이 가지고 있는 섬세함과 감성으로 반쯤 미친 상태에서 다양한 생물들과 대화하는 모습과 악기를 배우려는 의지를 보이는 아이를 생각하니 떠오르는 단어는 불광불급이다.   불광불급은 아닐 不, 미치광이 狂, 미칠 及으로 이루어진 사자성어로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미칠 狂은 개 견(犬)변에 임금 왕(王) 합성어로 왕이 개처럼 되어버린 것을 의미하며, 미칠 及은 들어갈 입(入)과 또 우(又) 합성어로 손으로 물이나 액체를 따라 그릇 안에 채우거나 그 그릇 용량과 한도에 미치다 도달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열정과 광기는 흔히 반쯤 미친 반광(半狂)에서 시작된다. 무엇인가에 미친 듯 몰입하지 않고는 결코 어떤 일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남들 하는 만큼 해서는 남보다 뛰어나게 잘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푸념하고 쉽게 포기한다. 때문에 故 정주영 회장이 말한 “해봤냐!”는 말은 유명하다. 고인이 된 가수 신해철은 6년간 공백을 깨고 천 번 이상 녹음해 만든 1인 아카펠라 ‘A.D.D.a’를 완성했다. 파스퇴르 창업자 최명재 회장은 1987년 인생은 60부터라며 파스퇴르 우유를 창업, 성공시켰다. 김연아, 박지성 등 운동선수들도 피나는 노력 끝에 정상에 섰다. 여기서 성공 3% 법칙을 생각해 볼 수 있다. 1979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삶에 대한 목표를 조사 했다.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글로 써놓은 것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졸업생 중 3%만 구체적 목표와 계획을 글로 써놓았고 13%는 머릿속으로만 목표를 세웠다고 답변했다. 나머지 84%는 그저 생각만 하거나 아예 목표가 없는 경우였다. 10년 후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경제적 부유함을 조사했다. 놀랍게도 졸업할 당시 목표를 마음으로 세웠던 13%는 목표가 없었던 84%보다 소득이 평균 두 배 많았다. 구체적 목표가 있다는 3% 졸업생들은 나머지 97% 졸업생들보다 소득이 평균 10배 더 많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공한 3% 안에 들어가려면 미치도록(及) 해야 미칠(狂) 수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남이 할 수 없는 경지에 도달하여 성공하려면 미치지(狂) 않고는 안 된다. 성공이란 글자는 이룰 성(成)과 일 공(功)으로 되어 있다. 功은 장인(工)이 힘(力)을 들이고 노력하여 쌓아놓은 일을 말한다. 꿈과 목표를 향해 미쳐(狂)있는 노력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인내(忍耐)이다. 참을 인은 심장(心) 위에 칼날(刃)이 올려져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철저한 준비와 노력 없이 까불다가 잘못하면 자신 스스로 자신 심장을 찌르게 된다. 내(耐)는 묵묵 참으면서 견디라는 뜻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좌절, 실패, 수모, 수치심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고통과 유혹도 잘 참고 이겨내야 한다. 덕분에 새로운 기타 줄로 바꾸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아이와 같이 연주해 보니 음 빛깔이 개나리꽃처럼 곱고 예쁘다.   다양한 생태에 대한 사진들을 보면서 필자도 봄 풍경 촬영에 푹 빠져 있는 봄날이다. 여기에 우리 민요 아리랑 변주곡을 연주하니 불광불급, 노력, 인내라는 단어가 새삼 새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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