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롱의 야생아(野生兒)는 1779년 남부 프랑스의 아베롱의 숲속에서 발견된 12세가량(假量)의 소년을 말한다. 야생아라고 칭하는 것은 이 소년이 자라면서 생활해온 환경이 가정이 아니고 자연환경인 숲이기 때문이다.   이 소년은 발견 당시의 주위 사람들이 전해주는 말에 의하면, 5년 전부터 숲속을 배회하였다고 하니 아마도 6세 경에 버림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출생 후 정상적인 가정에서 양육되어 6세 정도가 되었다면 언어, 행동 등 여러 가지 생활양식과 행동양식을 습득하여 똑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을 터인데, 이 소년은 12세 정도의 나이이긴 하나 말을 하지 못하고 행동과 모습이 너무나 비인간적으로 성장 발달이 아주 지체된 상태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사람을 대하면 주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안정되지 않았고 감각기능이 활발하지 않았다. 웃거나 싫은 듯한 정서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무표정하였으며, 청각 기능이 둔하여 각종 음향에 무감각하였다. 발성기관 또한 발달하지 못하여 언어를 통한 의사전달이 불가능하고, 숲속에서 짐승 소리만 듣고 자라서 짐승 소리만 낼 뿐이다.   후각은 원시적이고, 오물과 향수에 반응이 없었으며 지능이 매우 낮아 기억력, 사고력, 판단력 등이 결여(缺如)되어있었다. 옷을 입지 않았고, 특히 불결한 몸에는 자연 속에서 맹수들과 사활을 건 생존 투쟁에서 물리고 할킨 탓으로 온몸은 상처가 심하였으며, 우리에 갇혀서 제한된 공간을 수없이 오고 가는 동물처럼 부단히 몸을 움직이면서 인간을 두려워하고 발작적인 동작과 경련을 일으켰다.   이 소년은 파리의 국립농아원에 입원 되어서 의욕적인 청년의사 이타르(J. M, G. Itard)로부터 계획적인 인간교육을 받았다. 인간의 성장 발달에 적합한 환경에서 자라지 못한 탓으로 상실, 지체, 미숙, 왜곡된 심신의 발달을 조장해주기 위하여 5년간에 걸친 구제사업을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서 실시하였으나, 이 소년은 사회적인 관념과 습관, 태도 등을 학습할 수 없었다고 한다.    사회적인 관념과 습관, 태도의 형성은 일정한 기간 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정도의 기간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이에 대한 학습이 되지 않은 것은 인간이 생의 초기부터 가정에서 가족 구성원과 더불어 교섭 관계를 갖고 강압적 수단에서가 아니라 서서히 익혀온 비형식적, 무형식적 학습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사례는 비록 인간으로 태어났다 할지라도 성장 발달 과정에 인간과 더불어 상호작용하면서 제때 배우지 않는다면 인간다운 인간으로 살아갈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다.   동물의 경우 예외일 수 없다. 백조알을 오리 둥지에서 부화시킨 다음 오리와 같이 생활하게 할 때, 그 백조 새끼는 자신을 오리로 착각하고 날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리들이 살아가는 환경은 오리에게만 적합한 것이기 때문에 치백(稚白)이 오리들의 부모를 따라다니며 배운 학습 내용은 오리로 살아가는 방법이지 백조로 살아가는 방법은 아니다.    연못이나 냇가에서 헤엄치는 기능을 습득하고, 물고기를 잡아먹는 방법을 배울 뿐 백조로서 날아다니는 비행 기법을 초기부터 학습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백조 새끼는 자기가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게 되고, 날아본다는 마음 또한 가져보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날 수 있는 잠재 능력을 후천적인 잘못 설정된 환경 때문에 계발하지 못하고 결국 오리들의 문화 속에서 오리 새끼 흉내를 내는 백조 새끼로 자라게 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사례는 인간교육에 있어서 교육환경과 교육내용 및 시기적 적절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나타내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성장과 발달을 조장해줄 수 있는 초기환경과 경험의 중요성을 ‘아베롱의 야생아’가 시사하는 사례를 통해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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