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거침없는 하락 행진(원화 가치 상승)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27일 4개월여만에 1150선이 붕괴된 데 이어 29일에는 1140원대 초반(종가기준 1142원)까지 주저앉았다. 특히 이날 장중 한 때 심리적 지지선인 1140원이 무너기도 했다.
이른바 '환율전쟁'으로 비화된 두 강대국(미·중)의 갈등 때문에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통화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계속되자 최근 전방위 수단을 동원해 중국에 위안화 절상 압력을 넣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경제적 문제인 환율을 정치논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며 선을 긋고 있는 상황.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된 것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이르면 11월 FRB가 5000억달러에 이르는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주춤했던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에릭 로젠그렌(Eric Rosengren) 보스턴 연방은행총재는 "미국 경제는 10%대의 고실업률, 느린 성장세,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율 등의 심각한 문제에 봉착한 상태"라며 "FRB는 실업을 막고 인플레율을 높이기 위해 추가 정책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2차 통화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원화 강세 흐름이 적어도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이 4분기(10~12월) 중 실제 양적완화 정책을 취하기 전까지 글로벌 달러 약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미 의회 중간선거, G20회담 등 환율 이슈를 부각시킬 수 있는 이벤트가 11월에 몰려있어 (미·중의 환율다툼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단기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아래쪽을 바라보는 추세가 뚜렷하다"며 "여러 대내외 여건이 하락 방향으로 조성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이 서울G20정상회의에서 중국 위안화 문제를 논의하자고 요구한 것과 관련, 우리나라는 부적절한 의제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한 인터뷰를 통해 "특정 국가의 환율에 관해 (G20회의에서)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