밟혀 죽어도 썩은 냄새에 이끌려 오물로 달려드는 구더기나, 자신의 몸을 태워버릴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어리석은 인생들이 지배하는 인간사회가 있을까? 우리가 하찮은 짐승으로 대하는 견공(犬公)도 주인이 학대하면 사람을 물려고 하며, 고양이는 삼 년을 밥을 주며 길러 놓아도 주인에게 한 번만 걷어차이면 그 집을 떠나 들고양이가 된다고 하는데, 사람 비슷한 사람(?)들은 아마도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그 옛날 공자(孔子)가 했던 말 같은데, 사람에게 단 한 가지 덕목만 제외하면 짐승과 하등 구분할 것이 없으니,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사람 아닌 사람을 경계하라 하지 않았던가?우리는 흔히 추악한 범죄자를 일컬어 인면수심(人面獸心)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내가 보기엔 당치도 않는 말 같다. 왜냐하면 내가 동물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동물이 인간처럼 잔혹하거나 비겁한 행위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내가 신(神)의 존재를 믿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전지전능(全知全能)한 신이 왜 이 모양의 인간을 만들었을까 인데, 불완전한 육체에 불완전한 정신을 가진 인간이 어떻게 완전할 수밖에 없어야 하는 신의 피조물(被造物)일까? 라는 의문이다.완전하지 못한 내가 완전한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해도 늘 불완전한 결과물에 만족할 수가 없어 때로는 작품을 아예 부숴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만일 인간이 양심적인 신의 피조물이 맞다면 아마도 신은 자신의 실패작을 진즉에 멸해버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비단 동물들뿐만 아니라 우리가 미물이라 치부하는 개미나 벌 등의 군집생활 곤충들도 정해진 질서를 지키는데, 언제부터인가 인간들이 군집 사회를 이루면서 법이라는 규약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보다는 피해가려는 노력에 혈안이 되어 있는 듯이 보이는데, 정해진 법망을 교묘히 잘 피해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법 기술자라 하기도 하고, 좀 더 속된 표현으로 ‘법꾸라지’라 칭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이 우리 사회에서 엘리트로 존경받고 우대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미움 받고 혐오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지는 자명하지 않은가?또한 마찬가지로,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진실을 말해야 할 의무를 가진 자들이, 오히려 권력을 추종하며 거짓을 유포하고 있다면 그들 또한 가장 큰 혐오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가중 처벌에 더한 가중 처벌을 받아 마땅하지 않을까?우리는 흔히 간악한 범죄에 대해 천벌(天罰)을 말해왔지만, 신은 비록 존재하더라도 방관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인류의 경험인 바에, 인간이 저지른 죄악은 반드시 인간이 응징해야 한다는 것이 신의 뜻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있는 죄도 밝히지 못하는 자들이 없는 죄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너무나 극악한 범죄이기에 천벌(天罰)보다 무서운 인벌(人罰)이 가해져야 할 것이며, 그런 자들이 영원히 우리 사회에서 퇴출되지 않는다면, 이 인간 사회가 존속될 수 없다는 것은 예측이나 예언이 아니라 단언이 된다.때문에 나는 간악한 계획적 위증이나 위증교사 내지 조작수사 같은 범죄는 단순 형사범죄가 아니라 인륜범죄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시효를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제야말로 새로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라는 얘기다. 헌법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모든 법은 신이 정한 규율이 아니며, 너와 내가 모여 합의한 사회적 약속일뿐이라는 점을 모두가 이해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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